침묵의 세대를 위한 디자인

DESIGN FOR THE SILENT GENERATION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세기의 디자인 제2편: 1925-195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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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쟈끄 룰만 (Emile-Jacque Ruhlman)의 아르데코 양식 인테리어.

지난 5월 9일 개관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세기의 디자인 2편: 1925-1950년』 전은 총 4편으로 구성된 디자인 시리즈 전시 가운데 그 두번째. 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럽 모더니즘 디자인 작품들 가운데 1925-50년 중 등장한 디자인을 양식별로 구분하여 전시하고 있다.

감각적이고 우아한 1920-30년대의 프랑스 아르데코 (Art Deco) 양식을 비롯, 동시대 독일 아방가르드 미술 및 디자인 미학을 주도한 바우하우스 (Bauhaus), 그리고 자연적 재료와 선의 미학을 특징으로 하는 1930년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포함한다.

1925년 파리 세계 박람회에서 처음 소개된 풍성하고 고급스러운 장식양식인 아르데코는 1920년대말부터 30년대까지 유행했다. 날렵하고 모던한 현대감각과 우아하고 정제된 고전양식을 한데 어우른 실내장식과 가구제품들은 값비싸고 귀한 목재와 금속 소재를 사용하여 고도의 숙련된 제조공들의 손으로 제작된 것들이어서 당시 파리 귀족과 호사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파리의 금박 청동 설화석고 소재 램프와 흑목과 상아로 된 사이드보드 (1922년경 제작)는 이국적 소재로 제작된 사치품에 분명하다. 또 쟝 퓨이포카 (Jean Puiforcat)의 은주발(1934), 안드레 마레, 그네 쥘르 랄리크의 가구와 유리 디자인과 비 파리출신 아일린 그레이 (Eileen Gray) 등의 작품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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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디자이너 아일린 그레이 (Eileen Gray)가 1930년대에 디자인한 팔걸이 의자. ⓒ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1919년 창설된 바우하우스는 독일 정부가 조직적으로 지원 운영한 디자인 학교로서 사치스러운 아르데코 양식에 대한 반발로 탄생한 디자인 양식과 운동을 일컫는다.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제료와 오브제로도 얼마든지 아름답고 기능적인 생활용품을 창조하여 여러 대중의 생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념에서 출발한 양식이었다.

바우하우스 건축과 디자인 철학은 동시대 미술인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끼쳐서 20세기 전반기 추상미술의 핵심 이론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 국제양식이다.

그 유명한 마르셀 브로이어 (Marcel Breuer)의 “바실리” 팔걸이 의자 (1925년)를 비롯해서 루드비히 미스 반 데어 로헤 (Ludwig Mies van der Roher)의 S-라인 “MR” 의자는 바우하우스의 대명사급 제품들이다. 여기에 아리안네 브란트 (Marianne Brandt)의 은과 흑목 소재로 된 차거르개 (1925년 경)는 작지만 기하학적 선과 형태로도 뛰어난 우아미를 성취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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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구부린 철관으로 제작된 캔틸레버 의자 “바실리” 팔걸이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독일의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 (Marcel Breuer).

바우하우스의 양식의 기능위주의 직선적 엄격성은 이후 30년대 중엽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기초적 영감이 되었다. 광택 목재와 대체 금속 및 유리소재 등과 같은 자연적 소재를 이용, 곡선의 유기적인 형태의 가구들은 흔히 인체를 연상시키곤 한다.

핀란드 출신의 건축가 겸 디자이너 알바 알토 (Alvar Aalto)의 “31” 팔걸이 의자 (1930-33년)와 스웨덴의 브루노 매드슨 (Bruno Mathson)의 “페르닐라 (Pernilla)”(1941년)는 스칸디나비아 가구의 고전작들이다.

같은 시기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의 건축가 겸 가구 디자이너 챨스 에임즈 (Charles Eames)는 스칸디나비아 가구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합판목을 이용한 “LCW” 안락의자 (1946년)를 디자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