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적 주택에서 얻는 별장 속의 평화와 휴식

인도 여류 환경 건축가 아누파마 쿤두(Anupama Kundoo)가 사는 집

아누파마 군두, Feel the Ground. Wall House: One to One, 2012. 13th International Architecture Exhibition of la Biennale di Venezia – Common Ground. Photo: Francesco Galli. Courtesy: la Biennale di Venezia.

자연친화적 건축이 가장 현대적인 건축 언뜻 보기에 대체로 간결하고 단조로와 보이는듯 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메트로폴리스 한 가운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쉬크함이 잘 어우러진 집 – 이곳은 인도출신의 환경 건축가인 아누파마 쿤두가 사는 개인 주택으로 그녀가 건축가로서 평소에 지녔던 친환경주의 신념을 한 채의 집에 구현한 건축철학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인도 남동부 지방에 자리해 있는 이곳 타밀 지방의 오로빌 인류 공동체 마을에 자리해 있는 아누파마 쿤두의 집은 이곳 오로빌 내 거주 구역 (residential zone) 곳곳에서 눈에 띄는 여러 개성있고 자연친화적인 개인집과 주거용 건축물들중 하나.

뭄바이에 있는 정글 지대에서 나아 성장했다는 사실 때문에  건축가 쿤두는 일년 내내 습기가 많고  더운 인도땅 기후에서 건강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으면서도 전력이나 수력 같은 천연 에너지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집을 짓는 일에 일찌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환경 건축가 아누파마 쿤두가 봄베이 건축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봄베이에 있는 건축 사무소에서 직장일을 1년 간 하다가 오로빌 주민으로  등록하고 이곳에 정착하기 시작한 해는 1990년도.

오로빌에 온 후로 그녀가 주력한 건축 프로젝트들은 자택 이외에도 이곳 다른 주민들을 위한 개인 주거용 주택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 주택들을 통해서 그녀가 관철하고자 하는 건축가적  사명은 ‘기후에 융통성 있게 반응’하여 ‘주거자가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영유할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을 창조하는 것.

베를린 장막이 걷히고 난 직전인 1990년대 전반기,  건축 재건붐이 잔뜩 일던 독일 베를린으로 가서 역사적 건축물 및 공공 기념물의 재건 및 보건일을 하는 동안 쿤두에게는 고금의 건축물에 대한 통찰과 새로운 건축디자인 트렌드를 목도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인도 전통 건축의 장점과 현대적인 활용 가능성을 재차 깨닫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

쿤두의 집이 현대적인 건축 트렌드에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 세련된 감각이 엿보이는 것도 쿤두의 그같은 유럽에서의 경험이 우러나온 결과인지도 모른다. 친환경적인 건축 재료, 고에너지 효율성, 상하수도 및 쓰레기 처리 시설,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숨쉬는 건축이라는 3대 핵심 건축 철학 외에도 아누파마 쿤두가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여기는 건축적 요소는 도시에서든 자연외곽에서든 주변 환경과 무관하게 주택으로서의 손색없는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주거 공간이 되는 것이다.

아누파마 쿤두의 집 어떻게 지어졌을까?
자연 환경이 선사하는 특혜를 그대로 살린 심플한 기능 공간 구도가 특징적이다. 깔끔하고 절단력 있게 공간과 공간 사이가 분리되어 있으며 각공간마다는 큼직큼직하고 분명하게 나뉘어 있어서 복잡하게 들고날 문이나 비밀스런 통로 공간도 없다. 긴 장방형 평면도로 굵은 막대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이 집은 천정이 반원형으로 된 아치형으로 나 있다는 것도 특징. 이 길다란 아치형 천정은 특히 더운 여름철 실내 공기가  급속히 더워지지 않게 하고 선선한 공기를 유지토록 하는데 효율적이라고 한다.

공간들은 큼직큼직하게 분할되어 있고 자잘한 장식이나 악세서리 사용을 극도로 제한했다. 다보니 이 집을 들어서는 방문객에게는 언뜻 어디가 집 바깥이고 어디서 부터 실내가 시작되는지 구분이 잘 가지 않게 미묘한 분위기와 동양의 선적인 여유가 느껴지는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기본 원칙은 우리네 주거 전통과도 자연스럽게 통하는 데가 있어서, 사시사철 집안으로 들어오는 해의 길이와 일조량을 최대한 활용해야 했던 우리나라의 한옥집이 예로부터 남향을 바라 보고 지어졌던 것처럼 쿤두의 집 구도는 이곳의 일조량을 조절하여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려는 방식이 두드려져 보인다.

집의 아침과 낮시간에 해를 받는 남동부는 원활한 통풍을 촉진하도록 널찍한 빈 공간이 차지한다. 그리고 동북쪽 공간은 주방과 거실 등 일상 생활과 활동이 이루어 지는 기능 공간들이 들어서 있다. 2층 공간에서 1층 지상 공간으로 이어지는 길다랗게 설계된 계단 또한 집안 외진 구석에 고여 있기 쉬운 상층부 더운 공기가 하층부의 신선한 공기로 환기되도록 하는  효과적인 통풍 기능을 한다. 계단 끝에 다다르면 바로 정원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기도 해서 주거자는 언제나 자연과 집 안팎을 오가며 거니는 듯한 감흥을 느낄 수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아늑한 휴식 공간으로 후퇴하는 집주인 쿤두는 이 집의 남서부로 나 있는 아늑한 조용한 침실 공간으로 후퇴하여 노을을 바라보면서 심신의 휴식과 재충전을 시간을 갖는다. 이곳에 그녀는 목재로 기둥 형태의 골격을 세우되 틈틈이 빈 공간을 두어 하루 종일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바라볼 수 있고 항상 일정한 일조량이 실내로 들이 비칠수 있게 설계했다.

이곳의 반원형 아치 천정은 햇살이 직접적으로 실내로 들이치지 않게 조절하면서 아치 그림자가 드리워 지는 곳에 그늘을 조성하여 실내 공기를 시원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침실 공간은 하늘이 개방된 중간 노천 공간과 야외 정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무더운 여름날 아침과 저녁 시간 그녀는 정원에 있는 작은 연못 겸 풀장 안으로 뛰어 들어  물장난 치며 땀을 식힌다.

남부 인도 지방의 일년 내내 무더운 기후에 적합한 ‘숨쉬는 집’을 짓는데에는 무엇보다 벽과 창문, 천정과 지붕 사이사이로 공간 안팎 두루 통풍이 잘 되도록 탁 트인 공간을 부여하는 것과 목재(특히 이곳 오로빌이 자리해 있는 타밀 나두 지방에서 자생하는 단년생 아카시아 나무), 갈대, 지푸라기, 진흙 등을 이용한 천연 건축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비결이다. 플라스터 미장을 하지 않은채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사방의 벽면들에 사용된 아차카 벽돌은 가로x세로x높이가 각각 18 x 10 x 2.5cm 되는 크기의 이 지방 전통 가옥 건설용 벽돌 규격을 그대로 부활한 것.

뿐만 아니라 요즘 일반 현대식 건축용 벽돌이 시멘트를 굳히기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서 이 아차카 벽돌은 강도 유지를 위해서 아주 약간의 시멘트만을 허용하고 나머지를 석회분으로 대체해 섞어 벽돌 반죽을 한 것이어서 건강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벽돌 자체의 통풍성도 향상시키는 기능을 더해 주었다고 한다.

흔히 고급 주택 장식에 즐겨 활용되는 세라믹 소재나 타일 등은 여간해서 찾아보기가 어렵다. 천연 건축 재료들 보다 가격이 비싸서이기도 하지만 쿤두의 집이 필요로 하는 미적 통일감과 기능성을 고려했을 때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기도 하다. 반들반들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위해 타일이 즐겨 사용되는 욕실에서 조차도 쿤두는 타일 대신에 구하기 쉬운 무광택 화강석을 큼직큼직하게 깔아서 타일 사이사이로 끼는 물때나 젓은 욕실 바닥에서의 미끄러짐 사고에 대한 걱정을 근본부터 없애 버렸다고 자랑한다.

현대적인 건축물에 즐겨 사용되는 철제와 콘크리트 재료의 사용를 가능한한 억제한다는 자연주의 건축 철학도 한 몫을 한다. 쿤두의 집에서 사용하는 일체의 전기와 온수 등 에너지원은 태양열 발전기로 부터 조달받는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 신체와 영혼의 균형, 자연친화적 미학이 더 없이 중요해 지는 요즘, 아누파마 쿤두의 건축 세계는 미래 건축을 시사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