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July 2013

침묵의 세대를 위한 디자인

DESIGN FOR THE SILENT GENERATION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세기의 디자인 제2편: 1925-195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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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쟈끄 룰만 (Emile-Jacque Ruhlman)의 아르데코 양식 인테리어.

지난 5월 9일 개관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세기의 디자인 2편: 1925-1950년』 전은 총 4편으로 구성된 디자인 시리즈 전시 가운데 그 두번째. 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럽 모더니즘 디자인 작품들 가운데 1925-50년 중 등장한 디자인을 양식별로 구분하여 전시하고 있다.

감각적이고 우아한 1920-30년대의 프랑스 아르데코 (Art Deco) 양식을 비롯, 동시대 독일 아방가르드 미술 및 디자인 미학을 주도한 바우하우스 (Bauhaus), 그리고 자연적 재료와 선의 미학을 특징으로 하는 1930년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포함한다.

1925년 파리 세계 박람회에서 처음 소개된 풍성하고 고급스러운 장식양식인 아르데코는 1920년대말부터 30년대까지 유행했다. 날렵하고 모던한 현대감각과 우아하고 정제된 고전양식을 한데 어우른 실내장식과 가구제품들은 값비싸고 귀한 목재와 금속 소재를 사용하여 고도의 숙련된 제조공들의 손으로 제작된 것들이어서 당시 파리 귀족과 호사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파리의 금박 청동 설화석고 소재 램프와 흑목과 상아로 된 사이드보드 (1922년경 제작)는 이국적 소재로 제작된 사치품에 분명하다. 또 쟝 퓨이포카 (Jean Puiforcat)의 은주발(1934), 안드레 마레, 그네 쥘르 랄리크의 가구와 유리 디자인과 비 파리출신 아일린 그레이 (Eileen Gray) 등의 작품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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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디자이너 아일린 그레이 (Eileen Gray)가 1930년대에 디자인한 팔걸이 의자. ⓒ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1919년 창설된 바우하우스는 독일 정부가 조직적으로 지원 운영한 디자인 학교로서 사치스러운 아르데코 양식에 대한 반발로 탄생한 디자인 양식과 운동을 일컫는다.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제료와 오브제로도 얼마든지 아름답고 기능적인 생활용품을 창조하여 여러 대중의 생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념에서 출발한 양식이었다.

바우하우스 건축과 디자인 철학은 동시대 미술인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끼쳐서 20세기 전반기 추상미술의 핵심 이론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 국제양식이다.

그 유명한 마르셀 브로이어 (Marcel Breuer)의 “바실리” 팔걸이 의자 (1925년)를 비롯해서 루드비히 미스 반 데어 로헤 (Ludwig Mies van der Roher)의 S-라인 “MR” 의자는 바우하우스의 대명사급 제품들이다. 여기에 아리안네 브란트 (Marianne Brandt)의 은과 흑목 소재로 된 차거르개 (1925년 경)는 작지만 기하학적 선과 형태로도 뛰어난 우아미를 성취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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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구부린 철관으로 제작된 캔틸레버 의자 “바실리” 팔걸이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독일의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 (Marcel Breuer).

바우하우스의 양식의 기능위주의 직선적 엄격성은 이후 30년대 중엽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기초적 영감이 되었다. 광택 목재와 대체 금속 및 유리소재 등과 같은 자연적 소재를 이용, 곡선의 유기적인 형태의 가구들은 흔히 인체를 연상시키곤 한다.

핀란드 출신의 건축가 겸 디자이너 알바 알토 (Alvar Aalto)의 “31” 팔걸이 의자 (1930-33년)와 스웨덴의 브루노 매드슨 (Bruno Mathson)의 “페르닐라 (Pernilla)”(1941년)는 스칸디나비아 가구의 고전작들이다.

같은 시기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의 건축가 겸 가구 디자이너 챨스 에임즈 (Charles Eames)는 스칸디나비아 가구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합판목을 이용한 “LCW” 안락의자 (1946년)를 디자인했다.

 

대담하게, 강렬하게, 장난스럽게!

팝 아트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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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리히텐슈타인 (Roy Lichtenstein) 『Image Duplicator』, 1963년 작품 © Roy Lichtenstein.

POP ART DESIGN – STOCKHOLM 20세기 중엽, 팝 아트는 온세상에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르고 과격한 시각문화를 선사했다. 팝 아트가 소개되자 마자 전세계 인류는 새로운 문화 아이덴티티라는  참신하고 매력적인 꼬까옷으로 새 단장하기 시작했다.

대량생산체제에 의존한 대량소비 라이프스타일, 유명인과 연예인을 향한 동경, 나날이 번창해 나간 광고산업과 인쇄산업이 그같은 전격적인 신시대 개막을 뒷바침했다.

스톡홀름에 있는 근대미술관 (Moderna Museet)에서는 워홀, 라우센버그, 헤이워드, 리히텐스타인, 이임즈 부부, 판톤, 카스틸리오니, 넬슨, 솟사스 등 팝 아트의 영향 아래서 현대 미술과 산업용품을 정리해 본 전시회 『팝 아트 디자인 (Pop Art Design) 』전을 지난 주인 6월29일부터 전시하고 있다.

오늘날 이른바 팝 아티스트라 일컬어지는 미술가들이 활동했던 당시는 라디오와 텔레비젼이 일반대중들의 가정으로 속속 침투하기 시작한 때, 이른바 ‘대중미디어 (Mass Media)의 시대’였다. 동시에 때는 광고산업과 일상품의 대량생산체제가 가속화되며 전세계는 잠재시장으로, 대중은 소비자로 비춰지기 시작했다. 전후 시대 유럽과 미국의 미술가들과 디자이너들은 이토록 전격적으로 새로운 경제적・사회적・문화적 변화를 포착해 시각예술로 옮겨 표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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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로젠퀴스트 (James Rosenquist) 『I Love you with my Ford』 1961년 작품. Moderna Museet Collection © VG Bild-Kunst, Bonn 2012 Photo: Moderna Museet / Stockholm.

1950년대 이후 사회 속 구미인들은 텔레비젼, 신문, 잡지가 쏟아내는 대중매체, 상품광고, 로고타입, 상품포장지를 일상 속에서 접하면서 그로 인상받은 새로운 미감에 속속 익숙해져 갔다.

2차 대전이 끝나고 냉전기로 돌입했지만 물질적 생활 면에서 전에 없이 넉넉하고 편해진 풍요와 안락의 시대, 사람들은 가문 땅에 비가 스며들듯 이 온갖 상업용품, 제품 이미지, 광고에 담긴 소비주의 시각기호들을 거침없이 – 별다른 선입견이나 비평 없이 – 빨아들였다.

“사실상 지금 현대인들은 지금까지도 팝 시대 형성된 사회의 여파가 남긴 후유증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당시 떠오르기 시작한 아이디엔티티 (identity), 상업주의 (commercialism), 대중문화 (popular culture)를 둘러싼 쟁점들은 지금도 생생하게 지속되고 있다. 대중이 유명인사나 연예인을 숭배하는 현상은 예나지금이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게다가 인스타그램 같은 신기술 덕택에 누구나 15분 동안의 유명세 (15 minutes of fame)를 누릴수도 있게 됐다.”고 이번 전시를 기획한 마틸다 오로프-오르스 (Matilda Olof-Ors) 큐레이터는 논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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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스 올덴부르크 (Claes Oldenburg) 『담배꽁초 습작 (Fagend Study)』 1968/76년 작품. 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 © 1968/76 Claes Oldenburg.

“팝(Pop)” 즉 대중이라는 어휘가 미술과 연계된 개념으로 구축되기 시작하던 1960년대 초, 여전히 추상표현주의 계열의 진지하고 근엄한 회화 사조와 개념주의 미술이 주도하고 있던 뉴욕의 미술계의 권위주의를 박차고 재스퍼 존스 (Jasper Johns), 알프레드 레슬리 (Alfred Leslie). 로버트 라우셴버그 (Robert Rauschenberg), 리쳐드 스탄키비츠 (Richard Stankiewicz)가 가장 먼저 미술 속에서 대중문화적 요소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이어서 1960년대말이 되자 앤디 워홀은 유럽에서 개인전은 열 정도로 유럽에서 주유 미술사조로 인정받았다.

물론 디자인도 팝 아트 미학과 미감으로부터 강한 여향을 받았다. 일찍이 유럽 (특히 이탈리아와 독일)과 미국에서는 1950년대부터 제조업계는 디자인을 산업에 연계시킨 산업디자인을 구축시키고 상품 개발 단계에서 팝 아트의 미학을 적극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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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 65가 디자인한 『레오나르도 소파 (Leonardo, sofa)』 1969년 작품. Collection Vitra Design Museum © Studio 65. Photo: Andreas Sütterlin.

특히 찰스와 레이 이임즈 부부의 가구 디자인, 알렉산더 지라르 (Alexander Girard)의 포오크 직물디자인, 베르너 판톤 (Verner Panton)의 미래주의 팝 가구와 인테리어, 에토레 솟사스 (Ettore Sottsass), 영국 아방가르드 스튜디오 65, 스튜디오 DA(Studio DA), 수퍼스튜디오 (Superstudio) 등은 바로 그 팝 아트와 디자인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한 대표적인 20세기 디자이너들로 꼽힌다.

이 전시는 본래 비트리 디자인 뮤지엄이 기획했다. 현재 스톡홀름 근대 미술관에서의 전시가 끝나면 덴마크 루아지아나 근대미술관,  런던 바비컨 아트 갤러리로 차례로 옮겨져 순회전시를 계속할 예정이다. 스톡홀름 근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13년 6월 29일부터 9월29일까지. All Images Courtesy of Moderna Museet Stockho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