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 건축 과거와 현재

AQUARIUM ARCHITECTURE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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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체르마예프가 설계한 포르투갈 리스본 오셔나리움(Lisbon Oceanarium). Photo: Axel Bührmann.

경험지향적 아쿠아리움에서 휴식과 명상의 공간으로

생명을 지닌 진귀한 야생 동식물을 곁에 두고 감상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은 일찍이 고대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인들은 바다 돌잉어를 잡아다가 대리석으로 깎은 어항에 담아두고 보았다. 그런가하면 중국에서는 14세기에 명나라 홍무제가 도자기 어항 속에 금붕어를 키우는 것을 즐겼다 한다. 예로부터 색상이 찬연하고 헤엄치는 몸동작이 우아한 코이 잉어에서 작은 금붕어에 이르기까지 물고기를 바라보는 것에서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식 아쿠아리움 또는 해양박물관에서 유리 또는 강화 아크릴 투명판을 통해서 수중 동식물과 어류를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 인공 아쿠아-비바리움(Aqua-vivarium) 또는 아쿠아리움(Aquarium)의 원형은 그보다 훨씬 훗날인 19세기에 와서야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한다.

1836년 나타니엘 백쇼 워드 박사가 작은 유리 탱크 속에서 희귀 동물과 식물을 키울 수 있다고 제안한 이래, 로버트 워링턴은 나무나 금속골조와 다리 위에 옆면을 유리판으로 막아 만든 직사각형 또는 육각형 용기 속에 금붕어, 거머리말초, 달팽이가 공존하는 최초의 안정된 인공 수중환경을 조성했다.

곧이어 아쿠아리움은 1851년 런던 세계박람회의 센세이션으로써 각광받았고, 곧 1853년에 런던 동물원에는 처음으로 인조 수중환경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를 관람할 수 있는 수족관인 피시하우스(Fish House)가 문을 열었다.

20세기에 접어들어, 전기공급의 대중화 덕택에 아쿠아리움 관리가 용이해 진데다 타르와 실리콘 재료를 이용한 우수한 아쿠아리움 밀폐기술이 개발된 이후로 전세계 곳곳에서 대중 관람 및 교육을 목적으로 해양박물관과 수족관 시설이 속속 등장했고, 덩달아 일반인들 사이에서까지 집안 공간을 장식하는 실내장식용 요소로 인기를 끌기에 이르렀다.

특히 1990년대와 21세기가 초엽 사이, 경기 호황 분위기 속에서 첨단 건축 설계 기술과 재료 기술이 널리 응용화되면서 전세계 곳곳에서는 전에 없이 초대형화, 스펙터클화, 경험지향화된 아쿠아리움과 해양박물관들이 속속 건설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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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닝 라르센 건축사무소 설계로 조지아 공화국(그루지야) 바투미 해안에 2010년 착공한 바투미 아쿠아리움 (Batumi Aquarium).

독일 베를린에서 2004년 개장한 아쿠아돔(AquaDom)은 래디슨 블루 호텔 내의 엘리베이터를 감싸고 있는 세계 최대의 높이 25미터의 원통형 수족관으로, 1백만 리터의 물의 압력을 이겨낼 수 있는 초강력 투명 아크릴 소재와 컨테이너 기술이 투입된 기술력을 자랑한다.

2005년에 미국 조지아 주의 수도 아틀랜타 시에서 새로 개장한 조지아 아쿠아리움(Georgia Aquarium)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박물관임을 자랑한다. 조지아 아쿠아리움은 본래 미국의 대형 주태 자재 및 수리 유통업체인 홈 데포(Home Depot)의 창업자 버니 마커스(Bernie Marcus)가 사재 200,000,000달러를 헌사해 3-D 감흥을 주는 스펙터클과 실감나는 바닷속 경험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어 만든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이 박물관이 보유중인 어류와 해양동물의 수는 10만 가지가 넘고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해서 입장한 방문객이 이 아쿠아리움을 다 둘러보려면 평균 4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마커스가 아끼는 자가용 요트의 모양을 본따 설계되었다는 조지아 아쿠아리움 건물은 기학학적으로 재구성된 거대한 배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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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레죠 칼라브리아 시에 시공중인 레지움 워터프론트 (Regium Waterfront) 해양박물관 겸 공연문화센터 건물의 렌더링. 2007년 착공을 시작해 오는 2015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불가사리의 완벽한 좌우대칭적 기하학성에서 영감받아 디자인되었다. Design & Photo: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 (Zaha Hadid Architects).

최근 국제 유명 건축사무소들의 설계 주도로 건설중인 해양박물관들은 기하학적으로 한결 정제된 외관과 문화시설이 결합된 다목적형 공간을 추구하는 추세다.예컨대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가 디자인해 공사에 한창인 레지움(Regium)은 그런 예다. 헤닝 라르센 건축사무소(Henning Larsen Architects, 덴마크) 설계로 조지아 공화국(그루지야) 바투미 해안에 2010년 착공한 바투미 아쿠아리움(Batumi Aquarium) 건물은 바투미 항구에 거대한 돌맹이 형상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 해양박물관 건물은 총 4부분 특별전시장으로 구성될 것이며 지중해, 흑해/홍해, 아아게해, 인도해 등 4대 매우 독특한 해양생태의 대표적인 해양동물과 어류가 전시될 예정이다. 이 박물관 건물 중앙부에 집결되어 있는 놀이공간, 레스토랑, 뮤지엄숍, 휴식공간은 방문객들이 해양박물관을 휴식과 명상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써도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한다. 첨단 건축 환경을 선도하고 현대인의 시대정신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성공적인 해양 건축을 디자인하는데 염두해 두어야 할 책임과 도전거리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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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틀랜타 시에 있는 조지아 아쿠아리움. 건축 설계: TVS. Photo: Georgia Aquarium.

미국 매사추세츠 주 뉴 베드포드 오셔나리움(Oceanarium)과 버지니아 해양과학박물관(Virginia Marine Science Museum) 등 전세계 곳곳에 첨단 아쿠아리움 건축과 실내디자인을 여러차례 수행해 온 해양건축 전문가 피터 체르마예프(Peter Chermayeff)에 따르면, “아쿠아리움 디자인은 여러 분야 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수많은 전문분야를 섭렵한 후에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설계자로 하여금 그 어느 디자인 분야 중에서도 가장 다분야적 역량을 요한다”고 경고한다.

또 아쿠아리움이란 야생 해양 환경에서 살아가는 각종 어류와 해양동물들이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의 보살핌과 주의를 요한다는 측면에서 생태적 책임감이 막중한 제도기관이기도 하다. 그만큼 아쿠아리움 디자인은 담당할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수압을 견딜수 있는 대형 어항 구조 설계 및 신재료 개발(예컨대, 초대형 아크릴릭 소재 어항벽 기술) 등 면밀한 수학 및 공학적 측면의 설계작업 말고도 해양생물들의 생태계는 물론 행동습성에 대한 지식을 정통한 후 야생 해양 환경과 가장 가까운 인공 해양 생태계를 조성해 내야 한다고 체르마예프는 강조한다.

대형 어항속 상어들은 장애물 없이 자유롭게 헤엄을 칠 수 있는지, 작은 물고기들이 큰 물고기들의 공격으로부터 피신하거나 휴식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는지, 수중 온도와 화학적 균형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수중 폐물은 정기적으로 정화되는지 등 현재까지 건축계가 구축해 온 아쿠아리움 디자인에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은 이미 이루어진 부분도 많다.

허나 아직도  해양학자, 환경전문가, 특히 야생해양생물들의 행태를 제일 잘 아는 어부들로부터 조언을 얻어 개선해 나가야할 영역이 더 많이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아쿠아리움은 유독 생명에 대한 존중과 신중함을 요하는 건축 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