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살아있는 도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남긴 The Living City 스케치. 1958년.

The Living City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는 모더니즘 건축 디자인의 기초를 설립한 건축사에서 빼놓고 거론할 수 없는 거장의 한 사람이다. 19세기 말엽부터 60년대 바로 직전까지 무려 70년을 건축에만 몸담은채 활동했던 그는 여타 세대의 건축 양식과 건축 디자이너들이 피고지는 것을 목도하며 혁신적인 건축 작품으로 여타 건축인들의 영감의 원천이 되어 주기도 했다.

생전 이탈리아의 수상도시 베니스에서의 빌딩 건축 프로젝트는 결국 착수하지 못한 채 눈을 감아야 했던 라이트. 생전 미국에서만 활동하며 유럽에서는 단 한 건의 프로젝트도 수행한 적 없는 그의 작품 세계가 전통적으로 유럽에서 더 큰 호응과 존경을 받아 온 사실은 일면 아이러니컬하다. 현재 라이트의 작품세계에 대한 연구와 출판 활동은 유럽에서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으며,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도 그의 자품세계 이해 연구와 자료수집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모더니즘 시대의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그의 대표작들 – 로비 하우스(Robie House), 폴링워터(Fallingwater),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을 비롯한 대표적 작품들의 건축 창작 과정, 관련자료, 모형 및 사진자료 등이 집중적으로 소개되고 있어, 베를린 비트라 뮤지엄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건축세계에 관한한 유럽에서 열린 가장 종합적인 전시라고 자부하고 있다.

미국 아리조나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1939년에 건축설계 주문자였던 로즈 포슨(Rose Pauson)를 위해 디자인한 로즈 포슨 하우스의 원모습과 스케치. 이 작품은 지어진지 3년후인 1942년에 화재로 거의 파손되어 현재는 아리조나 사막경관과 더불어 화재의 흔적만이 남아있다. 미국 아리조나주 피닉스 오렌지가에 위치. © Vitra Design Museum.

1935년,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제작한 대형 건축 모형작품 “브로드에이커 시티(Broadacre City)”는 새로운 도시설계도를 제안한 아이디어였으나 끝내 아이디어로 끝난 미완의 설계작. 미국 대도시의 전형적인 도시-교외 이중구조를 깨고 이 둘을 한데 결합한 일종의 이상도시를 꿈꾸었던 건축가의 이념세계를 엿볼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그는 또 19세기 이후부터 가속화된 비효율적이고 인구밀도 높고 비위생적인 도시화 현상의 원인을 자동차의 등장으로 파악한 최초의 근대사회 통찰인이기도 했다.

그에 대한 해법으로 라이트는 농장과 자연림 속에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기능과 서비스 구조를 통합한 분산적(decentralized) 생활환경을 설계했으며, 그의 이루어지지 못한 미래 건축 이상주의는 그의 건축인생 말년까지도 수많은 미완의 스케치와 건축 청사진도에 나타나 있음을 이 전시에서는 또 보여준다.

“살아있는 도시”전에 전시되어 있는 건축 모형들은 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중요하게 여기던 9가지 건축요소들을 기초로 재건되어 있다. 모름지기 건축물은 사회적 기능을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는 그의 건축 철학 하에 속하는 건축의 기능적 범주로는 일, 상업, 종교활동, 교육, 예술, 여가활동, 공동체를 위한 자발활동, 거주 등 9가지.

전시는 이들 건축 기증적 범주들을 시간적 흐름 순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으며, 건축 외형 설계 외에도 실내 디자인과 장식을 엿볼 수 있는 실물 설치물과 시각자료들도 전시되어 있다. 건축 외양과 실내 디자인은 일관적인 양식을 지녀야 한다는 라이트의 철학을 충실히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로이드가 직접 설계 제작한 가구, 정식용 창문과 문틀, 조명기기와 램프, 직물 디자인, 테이블웨어와 식기도구 등이 포함된다.

모더니즘 건축가의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살아있는 도시(Frank Lloyd Wright – The Living City” | 전시 장소 : 독일 베를린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Vitra Design Museum Berlin) | 전시 기간 : 2001년 7월 14-10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