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예술의 마술사 쟝-미셸 오토니엘의 유리 궁전

JEAN-MICHEL OTHONIEL’S CRYSTAL PALACE

Crystal Palace
카르티에 재단 현대미술관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에 전시된 오토니엘의 『크리스탈 궁전 (Crystal Palace)』전시 (2003년10월31일-2004년1월11일) 광경 © ADAGP Photo: Patrick Gries.

일찍이 2000년 광주 비엔날레에서 『헤르마프로티테』라는 제목의 환상적인 유리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알려진 바 있는 유리 예술가 쟝-미셸 오토니엘 (Jean-Michel Othoniel, 1964*-현재).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40세 유리 예술가는 본래 80년대부터 유리 말고도 유황, 왁스, 인광 물질, 납 등을 주재료로 한 거대한 규모와 환상적인 모양새를 자랑하는 조각 작품을 주로 제작하는 조각가로 활동하다가 90년대부터 유리 작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theunicorn
마이애미 현대미술관에서 전시중인 《크리스탈 궁전》 전 중에서 전시중인 작품 『유니콘 (Unicorn)』Photo: Steven Brooke Studios.

오토니엘이 유리라는 재료에 처음 매료되기 시작한 때는 유리 공예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니스 근처에 자리해 있는 무라노 섬의 유리 공방 명인인 오스카 자네티 (Oscar Zanetti)를 알게 되면서부터.

오토니엘이 유리 공예의 스승뻘인 자네티로 부터 배운 중요한 기법은 바로 유리를 녹이고 공처럼 둥글린 다음 이리 저리 절단한 후 남는 흠집 자국에 또다시 유리 조각을 붙이고 떼서 연결된 장식성을 창조하는 것. 그래서 오토니엘의 유리 공예 작품들은 가지각색 모양을 한 유리 조각들을 줄줄이 연결하고 매달아서 만든 듯한 장신구 같다는 인상을 준다.

오토니엘은 다루기 조심스럽고 운반하는데 신경이 많이 쓰이는 섬세연약한 유리 공예품을 전세계 곳곳 전시장으로 순회하면서 전시하기를 좋아하는 변덕스러운 일면의 작가이기도 하다.

1996년 로마에 있는 르네상스기 귀족 가문인 메디치家의 한 궁전에서 가졌던 개인전에서는 자신이 제작한 초대형 유리 목걸이 모양의 설치물을 궁전 정원에 있는 대나무에 주렁주렁 달아 디스플레이했고, 이어서 1999년에 스페인 알함브라와 그라나다에서 차례로 열린 전시에서도 자연석, 나무 등과 같은 천연 배경물과 그의 발짝거리고 현란한 빛을 발하는 유리 공예품을 유기적으로 나란히 결합 전시하는 독특한 디스플레이 방식을 선보였다.

올초 파리 카르티에 재단 박물관에서 열린 『오토니엘의 크리스탈 궁전 (Crystal Palace)』 전시는 현재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시에 있는 현대 미술관으로 옮겨져 [2004년] 8월30일까지 계속되어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찬란한 유리 설치물이 우리 일상 공간에 던져줄 환상적인 광채와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이 글은 본래 LG 데코빌 발행 『공간사랑 』지 2004년 9월호에 실렸던 글을 다시 게재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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