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의 철학

세기 전환기 미국  미술과 공예  정신을 통해 본 실내 가구 디자인

BYRDCLIFFE – AMERICAN ARTS AND CRAFTS COLONY

hb_1991.311.1
에드나 워커 (Edna M. Walker, 미국, 1880–?)가 버드클리프 예술과 공예 공동체를 위해 디자인한 가정용 직물 보관함 (Linen press) 1904년 경, 뉴욕 산 참나무목, 튤립포플러목, 황동 소재, 55 x 41 x 18 3/4 in. (139.7 x 104.1 x 47.6 cm)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미술과 공예 운동 – 미술사와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과 이 분야 전문가라면 누구든지 알고 있는 이 예술 운동은 영국에서 19세기가 거의 저물기 즈음인 1880-1890년경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를 주축으로 하여 공예 예술을 당시 미술이 지니던 높은 예술적 완성도와 사회적 위치로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했던 일군의 공예가, 미술가, 건축가, 디자이너의 소규모 모임으로 시작해서 차후 영국 내에서는 물론 미국으로 전해진 예술 조합인들의 모임에서 처음 비롯되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부터 이어진 엄격하고 이성적인 성향의 고전주의 미술에 반발하여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감성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이 미술과 공예 운동에서 엿보이는 미학적 특징이다. 그래서 영국의 문필가 존 러스킨과 공예가 윌리엄 모리스가 위시해서 주도된 이 미술과 공예 운동은 보는이로 하여금 어딘가 시적이고 아련한 감성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 복잡한 장식성과 이국적인 패턴을 즐겨 사용한 작품들을 다수 제작한게 특징이다.

Byrdcliffe-White-Pines-porch19세기말 미국으로 이민간 영국인들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알려져 유행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미술과 공예 운동은 곧 버드클리프 (Byrdcliffe)로 불리는 한 작은 고을에서 일명 ‚미국 미술과 공예 운동 마을 (American Arts and Crafts Colony)’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곳 버드클리프는 오늘날 미국 동부에 있는 뉴욕 주의 도시 우드스톡 (Woodstock)의 옛 이름. 1902-3년에 영국의 미술과 공예 운동 정신을 비젼으로 삼아서 창설된 이 버드클리프 미술과 공예 마을은 미국의 세번째 대통령이던 토마스 제퍼슨에게 큰 사랑을 받은 실내 디자인 운동이기도 했다.

lily chair_zulma steele
버드클리프 예술과 공예 공동체의 일원이던 줄마 스틸 (Zulma Steele)이 디자인한 백합꽃 의자 (“Lilu” Chair)는 1904년에 제작되었다. 크기: 37 3/4 x 18 x 16 in. (95.9 x 45.7 x 40.6 cm)

버드클리프 미술과 공예 운동을 통해 제작된 미국식 가구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편안함. 고전적인 유럽풍 가구 공예가이 안락감과 편안을 희생해 가며 부와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실내장식품을 디자인하고 사용했다라고 한다면, 미국식 가구 공예는 가족 중심의 사용자를 위해서 격식과 화려함 보다는 편안함과 휴식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는 점 때문이다.

예전 공방들과 당시 만들어진 각종 가구, 직물 용품, 금속 공예품, 도자기, 그림, 사진 등 20세기초 미국 가정에서 널리 사랑받았던 버드클리프 공예 마을은 지금도 뉴욕 우드스톡에 가면 예전의 공방 모습 그대로 유지하며 공예품을 생산하고 있다.

관심있거나 이곳의 공예품을 구입하고 싶은 고객들은 버드클리프 공예 마을로 문의하면 된다. 미국 밀워키 미술관 장식 미술 갤러리에서는 9월19일까지 버드클리프 공예 마을의 대표작들을 모은 실내 공예 전시를 계속한다.

* 이 글은 본래 『공간사랑』지 LG 데코빌 사보 2004년 10월호에 실렸던 글을 다시 게재하는 것임을 밝혀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