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란 의미있는 질서를 부여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다.

DESIGN FOR THE REAL WORLD

빅터 파파넥의 『진정한 세상을 위한 디자인』 중에서
1968년에 『포춘』 誌는 산업 디자인 직종의 종말을 예언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예상했던 대로 디자이너들은 경멸과 공포로 반응했다. 그러나 나는 『포춘』 지가 제기한 핵심 주장들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제까지 알고 있는 그런 식의 산업 디자인은 이제 그만 사라져야할 때가 되었다. 디자인이 쓰잘데기 없는 „성인용 장난감“, 번쩍이는 날개가 달린 살인 무기, 그리고 타이프라이터, 토스터기, 전화기, 컴퓨터에 덧다는 „보기 좋은“ 가리개나  조작해 내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한, 산업 디자인은 존재할 이유를 모조리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
디자인은 인간의 징정한 요구에 반응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고도로 창의적이며 상호학제적인 도구이어야만 한다. 디자인은 보다 연구지향적이어야만 하고, 우리는 저급하게 디자인된 물건들과 구조물들로 지구를 더럽히는 일을 그만두어야만 한다.
[…]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디자이너다. 우리가 항상 하는 일은 모두 디자인이다. 디자인이란 모든 인간 활동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어떤 기대하고 예측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계획하고 패턴화하는 행위는 디자인 과정에 포함된다. 디자인을 그 자체로 독립적인 것으로 규정하려고 시도한다 함은 인간 생활의 근본적인 기초로서 디자인의 내재적인 가치에  거스르려 드는 것과 같다. 서사시를 짓고, 벽화를 그리고, 걸작 그림을 창조하며, 협주곡을 작곡하는 것은 디자인이다. 그러나 또한 책상 서랍을 청소하고 재정돈하고, 매복치를 뽑아 내고, 사과 파이를 굽고, 뒷뜰 야구 시합에서 응원할 팀을 결정하며,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도 디자인이다.
디자인이란 의미있는 질서를 부여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다.

papanek_coverExcerpts from Design for the Real World by Victor Papanek
In February of 1968, Fortune magazine published an article that foretold the end of the industrial design profession. Predictably, designers reacted with scorn and alarm. But I feel that the main arguments of the Fortune article are valid. It is about time that industrial design, as we have come to know it, should cease to exist. As long as design concerns itself with confecting trivial “toys for adults,” killing machines with gleaming tailfins, and “sexed-up” shrouds for typewriters, toasters, telephones, and computers, it has lost all reason to exist.
Design must be an innovative, highly creative, cross-disciplinary tool responsive to the true needs of men. It must be more research-oriented, and we must stop defiling the earth itself with poorly-designed objects and structures.
[…]
All men are designers. All that we do, all the time, is design, for design is basic to all human activity. The planning and patterning of any act towards a desired, foreseeable end constitutes the design process. Any attempt to separate design, to make it a thing-by-itself, works counter to the inherent value of design as the primary underlying matrix of life. Design is composing an epic poem, executing a mural, painting a masterpiece, writing a concerto. But design is also cleaning and reorganizing a desk drawer, pulling an impacted tooth, baking an apple pie, choosing sides for a back-lot baseball game, and educating a child.
Design is the conscious effort to impose meaningful order.

단어 및 어구 해설
foretold foretell의 과거형. foretell은 미리 예견하다, 예지하다, 예측하다라는 뜻. 라틴어 어원에서 유래된 fore는 시간이나 공간적으로 앞, 전(前)을 의미하며, tell은 판단하다, 말하다라는 의미
end 끝, 종말
industrial design 산업 디자인
profession 직종, 직종 by ~ 직업으로 (예) He is a designer by profession. 그의 직업은 디자이너이다.
react 반응하다, 반항하다
scorn 경멸, 멸시 = contempt
alarm 놀람, 공포, 겁, 불안, 경각
argument 논지, 논의, 주장, 논증    argue 논쟁하다
valid 정당한, 타당한, 근거가 있는, 설득력 있는
as long as ~하는 한
concern oneself with   ~하는데 열중하다, ~에 종사하다
confect 제조하다, 만들어 내다, 조작하다. 특히 제과 제빵 만드는 일에 사용되는 단어. 제과점 혹은 제과업은 confectionery
trivial 하찮은, 사소한, 진부한, 평범하고 속된
gleaming (다소 속된 느낌이 강하게) 번쩍이는, 윤이 번들번들한
tailfin 문자 그대로 풀자면 꼬리 지느러미라는 뜻이 되는데 번쩍 들린 날개 같은 장식물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sexed-up 성적 매력을 한껏 담은, 즉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잔뜩 꾸민’ 이라는 뜻으로 풀면 되겠다. 시각 예술 분야에서 흔히 어떤 것이 ‘섹시 sexy’하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성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기 보다는 ‘매우 매력적인’ 혹은 ‘많은 관심을 끄는’이라는 의미로 보는게 옳다.
shroud 천조각, 허접스런 장식물
reason to exist 존재할 이유, 존재 이유. 흔히 같은 의미의 프랑스어 표현인 raison d’être를 대신 사용할 수 있다
cross-multidisciplinary 상호 학제적인
tool 툴, 도구, 수단
responsive 민간하게 반응하는, 이해가 빠른
research-oriented 연구 지향적인 = flexible 융통성 있는
defile 더럽히다, 불결하게 하다
human activity 인간 활동
planning 계획하기, 기획하기
patterning 양식 또는 패턴을 만들다, 모방 및 정돈하다
end = 목적 (purpose), 목표 (goal), 결과 (result)
constitute 구성하다, 구성 요소가 되다
design process 디자인 과정, 디자인 프로세스
thing-by-itself 그 자체로서의 것, 홀로 독립적인 것
work counter to  ~에 역으로 작용하다, ~의 순리를 거스르다
inherent 내재적인, 고유의, 타고난
underlying 밑바탕에 깔려 있는, 기본적인, 근본적인
matrix 기반, 모체
compose a poem 한 편의 시를 짓다
execute 실행하다, 실행에 옮기다
mural 벽화
masterpiece (미술, 음악 등 여러 예술 분야에서 이룩된) 걸작, 명작
concerto 콘체르토, 협주곡. compose a concerto = 협주곡을 쓰다
impacted tooth 매복치
choose sides (한쪽에) 편을 들다, 편을 들 쪽을 정하다. be on one’s side = 누구의 편을 들다, 누구의 편에 서다
conscious effort 의식적인 노력
impose order 질서를 부여하다, 질서를 가하다

빅터 파파넥 (Victor Papanek, 1927년 태생 -1998년 사망)은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고 영국에서 성장해서 미국에서 디자인과 건축을 공부한 후 미국, 카나다, 엔마크, 스웨덴, 영국 등지의 대학에서 디자인을 가르쳤던 교육자였음과 동시에 유엔 교육부, 유네스코, 세계 보건 기구 같은 국제 기구를 통해서 자연친화적 디자인의 실천을 전파한 사회운동가 였다. 이 글을 발췌한 그의 저서 『진정한 세상을 위한 디자인 : 인간 생태학과 사회 변혁 (Design for the Real World : Human Ecology and Social Change)』은 1971년 처음 출간된 이래 현재까지 2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되어 환경 문제와 디자인에 관심있는 전세계 독자들에게 읽혀오고 있다. 영국 건축가 디자이너 벅민스터펄러 (Buckminster Fuller), 미국의 녹색당 정치가 랄프 네이더 (Ralph Nader), 그리고 환경운동가 레이첼 카슨 (Rachel Carson) 등의 주장과 이론에 기초해 쓰여진 이 책에서 저자 파파넥은 산업 디자인에 종사하는 산업 디자이너들은 불필요하고 위험하며 환경적으로 해로운 디자인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자연 환경과 천연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