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유럽에 동튼 근대의 새벽

핀란드의 20세기 모더니즘 미술

NORDIC DAWN Modernism’s Awakening in Finland, 1890-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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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셀리 갈렌-칼렐라 <봄> 1900년 경 작. 오스트리아 빈 국립 벨베데레 갤러리 소장.

핀란드의 민족 정신을 일깨워준 불씨 – 모더니즘 미술
서양 미술을 거론할 때마다 20세기초 유럽의 모더니즘 미술 운동을 빠지는 일은 없다. 특히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하여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심지어는 동유럽의 여러 대도시들에서 20세기 전후 시기에 가뭄 끝에 산불 붙듯 번진 모더니즘 예술 운동은 학계에서는 물론 일반 문화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핀란드의 모더니즘에 대하여 들어본 적이 있는가? 20세기 모더니즘 운동이란 종주국인 유럽에서는 물론이고 저멀리 미국, 일본 등에까지 전해졌던 전지국적 국제 예술 운동이었던 만큼 유럽 대륙에 속해 있던 핀란드에서도 모더니즘이 능히 발생과 전개를 경험했을 것이라고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핀란드의 독특한 지리적 위치와 역사를 알고 나면 핀란드의 모더니즘은 유럽 중심부의 주류 모더니즘 운동과는 색다른 발생 배경과 전개 양상을 발견하게 된다.

광활한 자연과 신비한 구술 전설의 나라라는 전형화된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 나라 핀란드에 대해서 일반인들의 지식은 대체로 표면적이다. 하물며 우리나라 일반인들에게 뿐만 아니라 유럽 대륙에서도 일반인들이 핀란드의 미술에 대해서 알고 있는 바는 더우기 널리 알려진 것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오스트리아 국립 벨베데레 갤러리 (Österreiche  National Galerie Belvedere)에서는 『북구 유럽의 새벽 –모더니즘에 눈뜬 1890-1920년기 핀란드 (Nordic Dawn – Modernism’s Awakening in Finland 1890-1920)』 展을 올 초여름인 [2005년] 6월 15일부터 전시로 부치고 있다.

모더니즘 미술이라는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육중한 미술사 연구 분야에서도 핀란드의 모더니즘 미술이라는 분야는 자타가 인정하듯 여전히 많은 연구가 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널리 대중화되어 있지도 않은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한편으로 항상 새로운 전시 주제와 미술 시장 개척에 혈안이 되어 있는 서구 미술계에서 핀란드의 모더니즘 미술을 향한 새로운 관심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빈 국립 벨베데레 갤러리에서는 무려 100점이 넘은 근대기 핀란드의 미술 작품들을 대거 한자리에 모아서 보여주고 있어서 대중화된 유명 거장 미술품들이 전세게 대도시들을 번가아 돌며 남발되는 대형 블록버스트식 빅네임 미술 전시회들의 홍수 속에서 한줄기 신선한 소나기 같은 색다른 미술 감상의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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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카 할로넨 <얼음 붙은 강가에서 빨래하는 여인> 1990년 작. 헬싱키 아테네움 미술관 소장.

유럽 대륙 최북단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스웨덴과 러시아의 사이에 광활한 숲과 청명한 호수의 나라 핀란드. 자연 조건 면에서, 북극 랩랜드 기후를 지닌 핀란드는 우리나라 남북한을 합쳐서 21배가 넘는 크기인 30만 평방 킬로 미터에 이르지만 전체 인구는 5십만명 밖에 안되어 유럽에서 이웃나라 스웨덴과 아이슬랜드를 뒤이어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나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좀 더 안을 들여다 보면 핀란드는 이 나라 국민들이 어딜가나 가장 큰 자랑거리로 여기는 천재 건축가 겸 디자이너 알바 아알토 (Alvar Aalto)가 수도 헬싱키 안팎을 특유의 단순간결한 근대 미학으로 수놓은 나라이며, 전세계를 통틀어서 그 우수성을 자랑하는 공공 교육 제도와 사회보장 복지 제도를 이룩한 민주국가이기도 하다.

20세기 근대미술, 핀란드의 정치적 독립의 기폭제
이번 전시 『북구 유럽의 새벽 – 모더니즘에 눈뜬 1890-1920년기 핀란드』 전에서 유독 주시하고 있는 촛점은 바로 핀란드의 모더니즘의 탄생과 추진력의 배경은 19-20세기 전환기 핀란드에 불어닥친 핀란드판 민족주의다. 그리고  ‚핀란드식 민족주의 정서’를 규명하고 그것이 핀란드의 미술을 포함하여 건축, 문학, 음악 등과 같은 여타 예술 영역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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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테슬레프 <메아리> 1890-1891년 작. 개인 소장품.

어느 나라 국민이나 정치가들이 봐도 한 번쯤은 시샘의 눈초리를 주기에 충분할 만큼 잘 사는 나라 이 핀란드도 실은 과거 그다지 평탄치 만은 않은 역사를 헤쳐왔다. 12세기 중세시대 핀란드 대륙에 진입해 온 스웨덴 제국으로부터 7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배를 받아오다가 1809년부터 1917년 독립국가로서 독립을 하기까지 약 100년 가까이 러시아 절대주의 짜르 황실의 지배 하에 억눌려 있던 핀란드에서 근대기에 본격적으로 불거져 나온 민족주의 운동은 핀란드인들에게 새로운 국민적 정체성과 자주 의식을 심어주는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문화는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는데 더없이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예는 바로 핀란드의 근대사가 잘 입증해 주고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핀란드인들은 이제까지도 공식언어던 스웨덴어 외에도 핀란드어를 공식 행정 언어로 지정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19세기 초엽, 스웨덴 제국의 지배력이 점차 약화되는 조짐이 보이자 핀란드인들은 1827년 수도 대화재 사건을 계기로 투르쿠 (Turku)에서 헬싱키 (Helsinki)로 수도를 이전하고 핀란드 고유의 예술, 과학, 교육 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했는데, 핀란드가 자랑하는 국립 대학 및 과학 예술 학회들도 바로 이 시기에 설립된 것들이었다. 1809년 스웨덴 제국의 퇴각 이후 스웨덴 제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관대적인 정책을 폈던 러시아 제정 하에서 핀란드의 독립을 위한 채비를 서서히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스웨덴과 러시아 제정의 지배하에서 설움 받던 유럽 북쪽의 주변국가 핀란드는 어느새 미술, 건축, 문학, 음악을 매개 삼아서 유럽 대륙 중심부로 그 정체성을 알려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핀란드 시인 엘리아스 뢴로트 (Elias Löhnnrot, 1802-1884)이 지은 핀란드 민족 서사시 『칼레발라 (Kalevala)』는 그동안 스웨덴 지배와 언어 속에서 무참하게 파괴되고 상실된 핀란드 고유 전통과 언어에 대한 국민들의 감성을 회복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핀란드 근대 사의 문을 활짝 열은 것으로 유명하다.

1935년에 출판된 『칼레발라』는 핀란드 민족들이 오랜 세월 간직해 오던 신화적 구술 서사시 형식을 빌어 핀란드 언어에 대한 국민들의 감수성을 흠뻑 적시는데 적중했다. 당시 핀란드를 가장 전형적으로 대표한 화가로 이름을 널리 알렸던 민족주의 화가 악셀린 갈렌-칼렐라 (Akseli Gallen-Kallela, 1865-1931)는 1900년도 파리에서 열린 세계박람회에서 『칼레발라』에서 묘사된 장면들을 민족적 상징들로 재해석하여 핀란드 전시장을 장식적인 프레스코화로 꾸몄는데, 이렇게 해서 연출된 그의 독특한 핀란드적인 미학과 정서는 당시 파리의 언론과 문화애호가들의 관심을 주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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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셀리 갈렌-칼렐라 <심포지움> 1894년 작. 개인 소장품.

핀란드판 민족주의 정서의 표본 칼레발라 서사시 어느 나라나 그 나라 국민들의 영혼의 주축이 되어 주며 세월을 초월해 심금을 울리는 전통 서사시 한 편 쯤은 갖고 있는 법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호머 이야기 『일레아드』와 『오디세이』,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의 영웅 서사시 『길가메시』, 고대 인도의 『라마야나』, 그리고 중세 독일 의 『니벨룽겐』 등이 그런 예들 일텐데, 뢴로트가 집결했다 하는 『칼레발라』 서사시도 핀란드 전통적인 민간 구전 서사시를 처음으로 문자로 기록화한 민족적 역작이다.

민족 서사시가 흔히 그렇듯이 『칼레발라』 역시 빙하 시대 말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선사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가서 신비로운 천지창조설, 흥미진진한 영웅들의 무용담, 기상천외한 주술사과 마법사들의 기담들을 잔뜩 담고 있는데, 이 서사시 속 이야기를 통해서 핀란드들을 강제적으로 기독교로  개종시킨 스웨덴 제국에 맞서 정신적 영혼적 독립을 선언하도록 부추기는데 기여하게 된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스웨덴 문화와 전통에서 갈피를 못잡고 있던 핀란드인들은 『칼레발라』 서사시를 통해서 민족주의적 감성을 주축으로 한 새로운 예술적 영감에 부풀기 시작했다. 요한 루드비히 루네베르크 (Johan Ludvig Runeberg, 1804-1877)는 핀란드의 농경상과 아름다운 자연을 시로 묘사하여 19세기 핀란드가 자랑하는 민족 시인이 되어서 그의 시 『엔사인 스탈Ensigh Stal)』의 일부는 이후 핀란드 국가國歌 가사로 쓰일 정도가 되었다.

또 알렉시스 키비 (Aleksis Kivi), 아르빗 예르네펠트 (Arvid Järnefelt(1863-1937), 민나 칸트 (Minna Canth), 유하니 아호 (Juhani Aho) 등은 지금도 핀란드 문학사에 길이 남아 있는 문학가들로 인정받고 있다. 20세기에 접어들자 핀란드 문학은 핀란드 특유의 서정적 감성에 호소하는 상징주의와 신낭만주의풍의 서정시로 회귀했는데, 그 결과 핀란드는 일찌기 프란스 에에밀 실란패애 (Frans Eemil Sillanpää) 같은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를 배출하는 쾌거를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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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트 에델펠트 『카우콜라 물가의 저녁 노을』 1889-1990년 작. 헬싱키 아테네움 미술관 소장.

본래 민간인들 사이에서 『칼레발라』는 노래 형식으로 구전되어 왔다고 한다. 핀란드에서는 대륙권 중부 유럽에 비해서 세련된 음악 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지 못했으나 적어도 『칼레발라』의 유행을 계기로 하여 핀란드의 민족주의적 감성이 표현된 신음악이 새롭게 개척되었다.

우리의 귀에도 낯설지 않은 핀란드 출신의 근대 고전음악 작곡가 쟝 시벨리우스 (Jean Sebelius, 1865-1957)는 핀란드가 낳은 가장 위대하고 유명한 근대 작곡가일 것이다. 이른바 ‚교향시 (symphonic poem)’라고도 불리는 시벨리우스의 웅장한 음악 세계는 1890-91년 동안 잠시나마 음악의 도시 빈에서 체류하면서 경험한 교향악과 전통 핀란드 음악에서 받은 시적 감성의 혼연일체였다.

20세기 근대기 핀란드 미술의 조형 언어 – 민족적 서정과 사회비판적 통찰
핀란드의 근대 미술이 탄생한 시기는 1980년경 즉, 이번 『북구 유럽의 새벽』 전이 설정하고 있는 핀란드의 모더니즘기가 시작될 즈음이 되겠다. 그 이전부터 알베르트 에델펠트 (Albert Edelfelt, 1854-1905) 같이 18세기 프랑스 아카데미 화풍과 야광파 화풍을 결합한 사실주의 회화를 그리는 화가들이 있었지만 미술을 표현의 수단으로 삼아 작업하는 화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전후에 들어서 부터 본격화 되었다.

핀란드는 지리적으로 유럽 대륙의 주변부에 밀려 있다는 자괴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미술가들은 파리, 뮌헨, 생페터스부르크 등 유럽의 미술 중심 도시를 방문하면서 당시 유행하던 근대 아방가르드 미술을 직접 호흡하고 실험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19세기말 프랑스에서 유행하던 파스텔조의 아련한 인상주의 풍경화풍을 비롯해서 상징주의 (Symbolism), 폴 고갱 풍의 종합주의 (Synthetism), 그리고 보다 강렬한 색채적 실험성이 돋보이는 야수주의 (Fauvism)와 인상주의에 영향을 준 점묘주의 (Pointilism)에 이르기까지 핀란드 화가들의 실험 정신은 폭넚게 발휘되었다.

예컨대 마그누스 엔켈 (Magnus Enckel, 1870-1925)은 인간의 성애(性愛)를, 후고 심베르크 (Hugo Simberg, 1873-1817)는 핀란드 전통 민담과 사적인 내면 세계라는 매우 개인적이고 은밀한 주제를 상징주의 풍경화로 표현했고, 베르너 토메 (Verner Thomé)와 알프레드 윌리엄 핀치 (Alfred William Finch)는 별다른 이념이나 상징을 내포하지 않은 화사하고 온화한 색채가 지배적인 인상주의풍 순수 풍경화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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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 토메 <해수욕하는 소년들> 1910년 작. 헬싱키 아테네움 미술관 호빙 컬렉션 소장.

그러나 20세기가 본격화 되자 핀란드 화가들을 예외없이 사로잡은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민족주의적 감수성’이었을 것이다.

근대에 접어들자 산업의 발전과 도시의 확장 등과 같은 근대적인 환경 변화가 급속히 전개되면서부터 화가들은 급격히 주변에서 눈에 띄는 물리적 사회적 변화를 그림으로 포착해 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자연 속에 파묻혀 노동에 육체 노동에 전념하는 광부나 나뭇꾼의 초상화 외에도 도시 광경, 산업 지대의 공장 건물과 노동자들의 모습, 무역 항구의 모습이 보이는 수경 풍경 등을 통해서 근대 시대가 잉태하는 사회적 변화상과 그에 따른 부조리를 지적하는 그림들이 속속 등장하였다.

전설적인 핀란드 출신 화가 악셀리 갈렌-칼렐라를 위시로하여 19-20세기 이행기 근대 핀란드의 미술계를 이끌던 화가들은 급변하는 나라의 모습을 재빨리 포착하여 풍경화와 초상화 같은 전통적인 쟝르로 화폭에 담아내는 일에 특히 몰두하였다. 악셀리 갈렌-칼렐라의 절친한 동료이자 19세기말 핀란드 사실주의 회화 운동의 주축적인 인물이던 에에로 예르네펠트는 고국의 산천을 구석구석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가을철 산하 풍경을 멜랑콜리한 분위기로 그려내는데에 능했던 화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개인적인 출신 배경 면으로 보나 미술 세계로 보나 핀란드 근대화가들 중에서 가장 핀란드인 답다고 평가되고 있는 화가 유호 리사넨 (Juho Rissanen, 1873-1950)은 노동가 가정 출신답게 시골의 척박한 생활상, 빈곤, 춥고 예측하기 어려운 겨울철 기후와 그 속에서 싸우는 농민들의 모습을 화가가 직접 어린시절 겪은 고통스러운 기억과 한데 버무려 그림으로 그렸다. 역시 근대시대 핀란드인들의 척박한 일상 생활을 화폭으로 옮기되 보다 화려한 색채와 긍정적인 분위기로 그림 속 주인공들을 묘사한 티코 살리넨 (Tyko Sallinen)의 화풍은 한결 표현주의적인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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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셀리 갈렌-칼렐라 <쿨러보스의 저주> 1899년 작. 헬싱키 아테네움 미술관 안텔 컬렉션 소장.

전세계에서 가장 일찌기 여성의 투표권이 실행된 남녀평등국가 핀란드에서는 이미 19세기 말부터 핀란드 국립 미술 아카데미에서 정식 미술 교육을 받고 직업적인 화가로 활동한 여류 화가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시만해도 유럽권에서는 대체로 미술에 대한 남성에 못지 않은 열정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정식 미술 학교에서의 교육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취미로 그림을 그리거나 아텔리에 조수로서 미술사의 뒤안길에서 서성이다가 간 여러 여성 미술가들이 많았다는 사실과 견주어 볼 때 분명 핀란드의 여성 화가들은 분명 상대적으로 운이 좋았다.

엘렌 테슬레프 (Ellen Theleff, 1869-1954)는 핀란드 미술 학회에서 정식 미술 수업을 마친 후에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색채와 형태의 오묘한 환상 세계가 담긴 회화 세계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가 하면 헬레네 셰르프벡 (Helene Schjerfbeck, 1862-1946)은 이루 설명하기 어려운 부동(不動)의 정적감과 잔잔함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묘한 매력을 풍기는 그림들이 특징적이다. 고관절 부상으로 평생 제대로 걷지 못하는 불구의 몸으로 작품 활동을 했던 이유 때문인지 지칠줄 모르는 그림그리기와 후학 배출이라는 활발한 경력을 누렸으면서도 셰르프벡의 그림 속에는 언제나 멜랑콜리한 실내 광경, 인간의 나약함과 노화에 무방비로 노출된 여성의 나약함, 죽음을 예견하는 듯한 비탄이 여지없이 스며 나온다.

핀란드의 모더니즘 미술은 있었는가? 물론이다. 핀란드의 모더니즘 미술은 유럽 대륙권과는 다른 ‚핀란드의 전통 문화와 민족적 정서’를 되살려 핀란드적 정체성을 규명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한 정치적인 예술 운동이었다. 이 전시는 빈 국립 벨베데레 갤러리에서 10월2일까지 계속되며, 곧 이어서 네덜란드의 헤이그의 게메엔테무제움 (Gemeentemuseum in Den Haag)으로 옮겨져서 순회전시를 계속할 예정이다. Photos courtesy : Österreiche National Galerie Belvedere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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