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카페로부터 배우는 커피 마케팅

ILLYCAFFÈ ILLYMIND

ILLY_CUP_05_2-300x216라이프스타일 무브먼트에서 시작한다 일리카페 (Illycaffè)는 바릴라, 안티노리 파스타 등과 더불어 이탈리아 식음료 산업계를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이탈리아 식음료 문화를 전세계적인 식음료 문화로 전파하는 글로컬 브랜드(Glocal Brand)의 대명사. 미국식 패스트푸드 문화와 일반 대중 소비자를 겨냥한 많은 식음료 브랜드들과는 대조를 이루면서 일리카페는 „슬로우푸드(Slow Food)“ 운동 – 이탈리아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여유있는 고급 음식즐기기 문화을 전파하는 마케팅 전략이자 식품 브랜드의 하나다.

슬로우푸드 운동과 더불어서 음식 문화 마케팅의 성공 사례의 하나로서 이탈리아의 디자인 마케팅 분야에서 화재로 떠 오르기도 했다. 실제로 이탈리아 내 국내 시장을 제외한 일리카페의 시장은 유럽, 남북미주, 태평양권을 포함한 전세계 70여개국가에 산재해 있는 4만여 레스토랑, 바, 커피숍이며, 일리카페의 전매출 시장의 약 46%를 차지한다. 지난 90년대초 매출 총수익 2백8십만 유로(한화 약 )의 이 커피 회사는10년 동안 수익4배를 기록하며2002년 현재 연간 총매출 액 1억 9천3백억 유로에 1천1백만 유로 흑자를 내는 커피업체로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일리카페 사는 임직원수 50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고 경영진이 가족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이탈리아식 가족 사업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아버지의 커피상점 사업을 이어받은 에르네스토 일리(Ernesto Illy) 현 일리 사장의 뒤를 이어 현재는 그 아들 안드레아 일리 (Andrea Illy)가 최고경영자로 일리커피 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에르네스토 일리는 옛 오스트로-헝거리 제국 소속 영토 내 북이탈리아 한 항해도시에 불과하던 트리에스테 (Trieste)의 한 작은 커피갈이 상점을 이어받아 자동 커피갈이 및 포장 기술을 개발하여 이탈리아 전국으로 커피를 공급하는 국가적 커피공급업체로 만들었고, 오늘날 아드레아 일리는 일리커피의 판매망을 전세계로 확대해 ‚일리 에스프레소의 선교사’ 역할을 계승해 오고 있다. 에르네스토의 딸이자 안드레아의 부인인 안나 일리 벨치 (Anna Illy Belci)는 일리카페사의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일리카페의 디자인 및 마케팅과 관련한 기획업무를 감독하고 있다.

품질에 맞는 포지셔닝을 한다 일리카페의 성공 비결은 엄선된 커피콩과 과학기술에 의존한 특수 패키징 기술로 이룩한 우수한 커피맛 때문만은 아니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확고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마케팅 및 브랜딩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인쇄판 잡지나 텔레비젼 등 대중매체를 이용한 대중 광고를 하지 않는 일리커피는 품질과 고급스러운 패키징으로 맛과 이미지를 위주로 커피를 고르는 중상층 계층 이상의 까다로운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커피의 람보르기니“ „사치인들의 위한 커피“ „부티크 커피“ 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일테다.

그 유명한 일리카페의 디자인 커피잔 컬렉션 프로젝트의 컨셉은 커피 문화에 대한 폭넓은 해석에 기반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커피마시는 행위는 의례적인 일상 관례이자 버릇이 된지 오래다. 커피는 아침에 눈을 떠 잠을 떨치고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는 각성제이며, 나른한 오후를 위한 활력제가 되어 주기도 한다. 바쁜 일과 도중에 거리상 단골 카페를 들러 바에 선채 빠른 에스프레소 한 잔을 들이키고 일과에 돌아가는 모습이나 사교의 윤활제로서 커피를 사이에 두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이탈리아에서 흔히 발견되는 광경이다.

‚그 커피가 담기는 커피잔이 시각적 아름다움과 쾌감까지 안겨줄 수 있다면 더 깊은 커피맛을 경험할 수 있을리라’는 바로 이같은 착상에서 출발한 것이 1992년부터 처음 시작된 일리 커피잔 디자인 시리즈 프로젝트라고 한다. 현대 미술의 시각적 아름다움과 커피가 안겨주는 미각적 만족감을 한데 합친 ‚미적 경험 (aesthetic experience)’을 극대화하자는 컨셉이다.

그런 점에서 이탈리아의 미술평론가 아킬레 보니토 올리바 (Achile Bonito Oliva)가 지적했던 것처럼 일리 커피컵은 이른바 ‚구강 예술(oral art)’ 작품이기도 하다. 1992년 한 고급 카페에서 이 디자인된 커피잔에 커피를 마신 한 상류층 여성 고객이 몰래 잔을 옷 속에 숨겨 훔쳐 달아나려 했다가 옷 밑으로 흘러 나온 커피자국이 웨이터의 눈에 들켜 덜미를 잡혔다는 일화는 일리카페와 디자이너 커피잔 컬렉션의 역사에서 잊혀지지 못할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일리 아트 커피컵 디자인은 일리카페의 독특한 아이덴티티가 채 정립되지 못한 1990년대 초기 일리 브랜드의 인식도 구축 작업의 일환으로 출발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건축가 겸 디자이너 마테오 툰 (Matteo Thun)이 디자인 해 첫 선을 보인 제1호 일리 커피컵 디자인은 순백색 무지 광택 도자기를 소재로 만들어진 단순간결한 디자인이었다. 이후 컵과 받침대의 비율과 세라믹 소재 등 전체적인 디자인 틀이 기초 모형으로 정착되어 총 62명의 현대 미술가들이 일리로부터 특수 주문받아 에스프레소 컵, 카푸치노 컵 등이 디자인돼 한정본으로 판매되어 왔다.

*슬로우 푸드(Slow Food) 운동은 1989년 프랑스에서 결성된 국제적 음식문화 개선 운동 단체이나 본래는 그보다 3년전인 1986년 이탈리아 바롤로에서 처음 결성되어 확산되었다. 음식맛의’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인간 미각의 권리를 되찾자는 구호를 내걸고 환경친화적 관광, 고품질 요식업 장려, 전통 농경 및 조리법 보호 장려, 멸종위기의 식용 농수산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이 운동 단체는 현재 전세계에 약 6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의 반수가 이탈리아인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일리 카페 바 컨셉과 마케팅 전략
일리카페는 지난 한두해 동안 계속된 경제 불황을 타개하고 일리 브랜드의 인지도 확장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리 카페 바 프로젝트를 단행해 바로 작년인 2002년 11월 일리카페 바를 유럽 곳곳 주요 도시에 개장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ICB로 불리는 일리  카페바(Illy Caffè Bar의 머릿 문자를 따 만듦)는 일리 브래드를 기초로한 라이센싱 사업이다. 일리 카페 바의 제1호는 부유층들이 모여 사는 파리 16구역 근처 이브리 쉬르 센느 (Ivry sur Seine)의 트뤼포 (Truffaut) 원예 쇼핑 센터. 곧 뒤따라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와 일리카페의 고향인 트레에스테에 나란히 일리 카페 바가 문을 열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세곳을 포함한 전세계 대도시내 부유층 고급 고객들이 주로 오가는 요충지 열 곳에 추가로 일리 카페 바가 개장을 앞두고 있다.

커피 바 디자인을 담당한 루카 트라치 (Luca Trazzi)와 클라우디오 실베스트린 (Claudio Silvestrin)은 현대인들의 커피 문화와 그 주변적 맥락을 고려해 커피 즐기기의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능과 분위기를 살리는데 촛점을 두었다. 일리와 두 디자이너가 강조한 커피 문화와 직결된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은 셋으로 추려진다 – 사교(socializing), 문화(culture), 미적 감성(aesthetic emotions).

이에 근거해 일리 커피 바는 서서 혹은 높은 스툴 의자에 앉아 짧은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며 커피를 들이키고 떠날 수 있는 바(bar) 공간과 보다 긴 시간 동안 사교를 목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둘 이상의 고객들을 위한 커피숍(coffee shop) 공간으로 나누어 디자인되었다. 일리 커피 바는 현대인들의 커피 마시기 공간을다음처럼 5가지로 구분해 상정한다:

  • 중심 바(Core Bar) : 주로 도심부에 자리하는 이같은 커피 바는 문화의 중심부이기도 하며 다양한 커피류 뿐만 아니라 기타 다양한 음료류도 함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 랜스케이프 바(Landscape Bar) : 주로 대형 상업 구역에 자리하며 수익률이 빠르고 높으며 커피가 판매 주품목이다.
  • 환승 바 (Transit Bar) : 주로 공항, 기차 및 버스역에 자리해 있으며 탑승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승객들을 위해 시각적 문화적 공간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 공동체 바 (Community Bar) : 주로 중심지에서 다소 벗어난 주거 지역에 자리해 있으며 단골 고객이나 동네 이웃들이 모임이나 사교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되며 커피를 포함한 다양한 음료 상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 코너 바 (Corner Bar) : 예컨대 호텔 로비 한구석에 자리해 있으면서 고객들의 고급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세련된 서비스가 핵심이다.
  • “IBC는 우리가 과거 커피 제조 및 판매를 해 오면서 축적해 온 경험과 소비자 행위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진행된 프로젝트”라고 일리카페의 최고경영인이자 3대째 커피업을 이어받고 있는후손 안드레아 일리 사장은 말한다. 일리카페는 레스토랑 및 바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업자들에게 일리 카페 바의 라이센싱을 허가해 주며 라이센스 사업자들에게 커피 관련 기술과 지식 전달 교육을 제공하여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서비스 노하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품질 관리를 한다.

올해 제 50회 베니스 비엔날레를 위한 일리마인드 프로젝트 – 스파치오 (Spazio)
지난 6월 중순에 대 개막을 맞은 베니스 비엔날레 현대미술 전시회가 벌어지고 있는 베니스의 쟈르디니. 국가별 전시관들을 거닐다 보면 아르세날레 건물 내부 약 500평방미터 면적의 공간에 3개 방으로 나뉘어 구성된 “일리마인드 (Illymind)” 를 만나게 된다. “꿈과 갈등- 관객의 독재”라는 올 베니스 비엔날레의 대주제에 걸맞게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 공간에 관객을 위한 사교, 휴식, 대 화와 정보 교환의 공간을 제시해 일리카페의 브랜드를 일반 대중 방문객들은 물론 미술가, 큐레이터, 평론가들의  뇌리에 인식시킨다는 의도가 담긴 일리의 마케팅 전략이다.

일리카페가 1992년 이후로 생산해 온 현대 미술가 디자인 커피잔 프로젝트를 한결 발전시켜 베니스 비엔날레 같은 대규모 현대미술 행사에 직접 전시 공간을 선보이고 커피를 판매하는 전략을 처음 적용한 1997년 이래 일리카페는 줄곧 베니스 비엔날레의 후원 파트너로서 광고하는 전략을 이용해 왔다.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를 기념해 로젠퀴스트가 디자인한 “90년대” 와 “산라짜로의 라우셴버그” 커피잔 세트들은 특히 잘 알려져 있다. 현대미술가 데이빗 번 (David Byrne) 이 뉴욕 P.S.1에서의 전시를 기념해 디자인한 “Your Action World”와 “Minimalia” 커피잔, 루이즈 부르주아의 파리 팔레 드 도쿄전을 기념커피잔 “낮밤낮 (Le jour la nuit le jour)” 커피잔은 소비자들의 관심도 집중과 매출실적 면에서 성공을 거둔 시리즈들이다.

올 베니스 비엔날레 일리마인드 전시장의 주 디자인은 클리오스트라트 (Cliostraat)가 담당하고 아르테미데 (Artemide)와 모로소(Moroso)가 각각 조명등과 직물 디자인을담당했다. 카를로타 데 베빌라콰(Carlotta de Bevilacqua)가 디자인한 양 (Yang) 램프은 메타모르포시(Metamorfosi) 가족의 직물 벽지 디자인과 은은한 조화를 이루면서 독특하고도 세심하게 방문객들의 심신 상태를 조절해 주는데 신경썼다고 한다. 한편 모로소는 1952년에 창설된 현대적 스타일 계열의 직물 실내 장식 업체로 90년대 이후로 거주용 실내 장식을 물론이고 화랑, 미술관, 박물관 등 전시장 실내의 디스플레이 디자인에 활발히 관여해 오고 있다.

마케팅 조사의 주축 – 방문객 상대 설문 조사
고객 정보는 마케팅 조사를 위한 귀중한 자료. 가장 흔하게는 길거리에서 소비자 설문조사, 텔레 마케팅, 우편 및 이메일 마케팅에서 부터 응모권 및 콘테스트를 이용한 고객 정보 확보 방식에 이르기까지 고객 정보를 얻기 위한 설문 조사 방식은 다양하지만, 설문 조사를 가장 손쉽고 효과적으로 하는 데에는 설문 조사라는 과정 자체를 멋진 라이프스타일 행위의 하나로 정착시키는 것일테다.

예컨대 이탈리아의 신세대 겨냥 의류 브랜드 디젤 (Diesel)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인쇄용 및 온라인 광고는 젊은 세대들과 설문 조사를 트렌디한 유행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그들의 고객 취향을 상품화에 반영하는데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같은 점에 착안해 일리카페는 베니스 비엔날레 조직위원회와 카 포스카리 대학의 프란체스코 모라체 사회학과 교수와 설문 조사 팀을 구성해 일반 관객들로부터 전문 미술계 인사들을 상대로 비엔날레 행사에 관한 기대치와 평가를 조사해 연구서를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대 미술이 나날이 일반 대중과 소비자들과 친근해 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술품 소유울이 높아지고 있는 현대 문화 현상을 조기에 포착, 일리카페의 기존 혹은 잠재 고객들이 될 미술애호인들과 문화직 종사자들의 소비 행태와 트렌드를 분석해 미래 마케팅에 적용할 것이라는 계산이 숨어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