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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아]키텍트의 興.亡.盛.衰.

THE RISE AND … STUMBLE OF A STARCHITECT

스타키첵쳐는 지난 20여 년에 걸친 승승장구 끝에 드디어 몰락을 맞고 있는 것일까? 최근 국제 건축평론계에서는 거물급 유명 수퍼스타 건축가가 전세계 건축붐과 건설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이른바 ‘스타키텍쳐(starchitecture)’ 추세가 드디어 저물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스타키텍쳐 논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리즘 물결을 타고 이른바 프랭크(프랭크 게리), 렘(렘 코올하스), 자하(자하 하디드) 같은 몇몇 소수의 스타키텍트들이 설계한 기상천외한 모양의 건물들이 전세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여러 도시들의 스카이라인을 장악하게 된 최근 건축 트렌드에 대한 찬반 논쟁은 특히 최근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 지 오피니언 면의 토론실(Room for Debate) 컬럼에서 절찬리에 펼쳐지며 문화계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중이다. 물론 자하 하디드 스캔들로 인해서 수많은 유능한 건축가와 건축사무소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 스타키텍쳐 시스템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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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자하 하디드 (1950-2016)

이같은 현상의 계기에 불을 지핀 결정적인 사건은 8월 25일, 미국의 건축 평론가 마틴 필러(Martin Filler)가 『뉴욕 리뷰 오브 북스(The New York Review Of Books)』지에 출간될 예정이던 한 편의 건축도서 신간 서평에 담긴 내용이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며 법정 고소했다는 건축계 소식으로부터 점화되었다.

하디드 측은 명예 실추로 인한 명예 훼손 피해를 들어 일개 잡지사로서는 도저히 지불할 수 없는 고액의 보상금을 요구하며 법정에 고소했다. 이튿날인 8월 26일,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지가 8월 28일 자 이 평론글을 웹사이트에 출판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이 글을 쓴 평론가 필러가 사과를 하는 것으로 이 사건은 당분간 일단락되는가 싶었다. Continue reading

좁은 세상 높은 집

HIGHRISE AS AN URBAN SOLUTION

지구는 나날이 좁아지고 있다. 2011년 3월 미국 인구조사국(United States Census Bureau)는 지구 총 인구수 70억을 넘어섰다고 보고했고, 2014년 3월 현재 73억명, 그리고 이 추세로 나가면 지금부터 35년 후인 2050년 세계인구는 96억에 이를 것이라고 UN은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화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활발한 경제성장과 활동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BRICS국들과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은 앞으로 더 왕성한 인구증가는 물론이려니와 일자리와 더 나은 미래를 찾아 도시로 도시로 올라오는 인구는 더 늘어나 지금보다도 한층 더 가속화・심화될 도시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 한다.

중국 청두 시의 래플스 시티 의 신 주거 및 상업 공간 슬라스드 포로시티 블록 (Sliced Porosity Block, Chengdu, China)는 다가올 미래 새로운 개념의 공동체 주거 개념을 시도한다고 선언한다. Photos courtesy: The International Highrise Award & DAM, Frankfurt.

중국 쳉두 시 래플스 시티 의 신 주거 및 상업 공간 슬라스드 포로시티 블록 (Sliced Porosity Block, Chengdu, China)는 다가올 미래 새로운 개념의 공동체 주거 개념을 시도한다고 선언한다. Photos courtesy: The International Highrise Award & DAM, Frankfurt.

결혼율과 아기 출산율이 자꾸만 낮아지는 현재 한국의 출산율 추세와는 반대로, 유엔 경제사회국(UN/DESA)은 2014년 10월 출간한 세계 도시인구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2014년말 현재 전세계 인구의 54%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다가올 2050년에는 더 늘어 전세계 인구중 66%가 도시로 몰려들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미래에 전세계 도시들은 지금보다 25만명 더 많은 인구를 도시권으로 수용∙소화하게 될 것이란 의미다.

서스테너블한 도시를 구축하고 관리하는데 성공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 유엔 경제사회국은 바로 이 쟁점을 미래 인류가 당면하고 해결해야할 난제라고 이렇게 규명했다. 인구가 많아지면 자연히 도시 환경은 보다 많은 거주용 주택을 필요로 하며 온갖 인간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각종 인프라구조 – 도로, 대중교통, 에너지 공급 시설, 상하수도 시설, 쓰레기 처리 시설, 일자리 – 가 마련되지 않으면 도시는 무질서, 범죄, 질병 같은 아노미의 도가니로 전락하고 만다.

그렇다고 하늘 높은줄 모르고 높은 하이라이즈 빌딩을 지어대는 것이 과연 도시 인구증가에 대한 해법일까? 부동산 산업과 건설업자들의 이해는 제일 좋은 가격에 빈 아파트를 새 임자에게 념겨 파는 것일뿐이다. 해서 손바닥 만한 자투라기 땅 한조각도 갚비싼 뉴욕이나 런던에서는 거주용 수퍼 스키니 럭셔리 마천루가 곳곳이 세워져 도시 풍경을 급속하게 바꿔놓고 있으며, 기타 구미권의 대도시들과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 인도, 아시아 산유국들의 도시 풍경은 무더기로 지어지는 고층 주거용 아파트와 사무실 빌딩들로 하루가 멀다하고 고층화∙현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고층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혁신, 서스테너빌리티, 비용절감 문제를 두루 해결했다고 평가 받은 호주 시드니의 원 세트럴 크 (One Central Park) 고층 건물 설계는 2014년 국제 하이라이즈 건축 공모전에서 본선에올랐다. Courtesy: International Highrise Award 2014 & DAM Franfkurt.

고층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혁신, 서스테너빌리티, 비용절감 문제를 두루 해결했다고 평가 받은 호주 시드니의 원 세트럴 파크 (One Central Park) 고층 건물 설계안은  2014년 국제 하이라이즈 건축 공모전 본선에 올랐다. Courtesy: International Highrise Award 2014 & DAM Franfkurt.

콘크리트 정글 속 늘어만 가는 인구가 쾌적하고 조화롭게 공존해 나갈 수 있는 도시 환경 악화와 오염이 심화되어가는 가운데 ‘도시 경영의 새 도전의 시대’를 맞고 있는 21세기, 창조도시론, 스마트 성장에 따른 스마트 도시(Smart City) 건설, 창조적 파괴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조라는 구호 아래 오늘날 현대인들은 오랜 세월 주민들이 모여살며 구축해 놓은 유기적인 공동체와 동네가 사라진 자리에 초호화 신개발 아파트와 콘도미니엄이 들어서 기존 삶의 터전과 지역생태계를 무자비하게 파괴해 나가는 모양을 무기력하게 목격하고 있다.

급속하게 늘어나는 많은 도시 인구를 정해진 도시 공간 안에 수용해야만 하는 사회적 요구에 처해 있는 현대 도시들은 인간본능과 자연적 순리에 맞지 않는다는 주택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고층 건물 속에서 잠자리와 일터를 찾는다. 도시화와 인구고밀도화에 대한 급격한 해결책으로서 고층 미래형 건물의 전성시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도시로 도시로 몰려온 인구 증가를 겪었던 일본서는 일찍이 1960년대부터 나카긴 캡슐 타워같은 같은 전위적인 아파트 건축이 등장해 한정된 공간 속에서 가능한한 많은 수의 주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동형 주택으로서 대안을 제안했었다. 구미권에서도 도시화에 따른 인구증가와 주택부족 문제에 대응하고자 했는데 예컨대 캐나다 퀘벡에 있는 해비탯 67(Habitat 67) 아파트 단지가 1967년도에 소개되었다. 오스트리아의 이단적 건축가이자 최초의 생태건축의 옹호자였던 훈더트바써가 1960-70년대 소개한 환경주의 건축도 거침없는 경제성장과 소비주의에 제동을 걸고 인간과 자연의 순리에 대해 재고하라 촉구해 오늘날 생태와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하는 현대 건축가들의 영감이 되고 있다.

De Rotterdam (Rotterdam, Netherlands) takes its orientation from the idea of a “vertical city” whose manifold functions appear to be visibly stacked. This 151.3-meter highrise complex

렘 콜하스가 운영하는 OMA 건축사무소가 설계한 드 로텔담 고층 건물(De Rotterdam, Rotterdam, Netherlands)은 좁은 땅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이른바 ‘수직 도시론(vertical city)”에 따라 디자인된 총 44층 높이 151.3 미터 주상복합 건물이다. Courtesy: International Highrise Award 2014 & DAM Franfkurt.

유럽의 신개념 아파트 및 공동주택 현재까지 유럽에서 지어져서 입주활용되고 있는 신개념의 공동주택 및 아파트들은 주로 스칸디나비아권 북구 유럽과 첨단건축 프로젝트를 일찍부터 해 온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신구의 조화 격으로, 폐기된 19세기식 가스저장탱크를 현대식 아파트와 상업 및 문화공간으로 개조한 가조메터 시티 아파트 단지가 2002년에 완공되어 분양된 바 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에서도 속속 머지않은 몇 해 안에 그와 유사한 개념의 고건물 재활용 컨셉의 현대식 신 공동 거주 주택 개발사업이 더 활발해질 것이다.

예컨대 런던 트리니티 보이 워프 부둣가의 화물용 컨테이너를 주거공간으로 개조한 USM 설계의 컨테이너 시티 1 아파트는 그런 예다. 육지가 바다 높이보다 낮은 땅에 살며 물과 싸워온 네덜란드인들은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시킨 건축기술을 개발해왔다. 특히 세계최초의 수상 부유 아파트로 불리는 사이타델 플로팅 아파트(Citadel Floating Apartment)는 바다 경관을 부가가치 요소로 한껏 활용해 멋진 수경을 갖춘 고급 럭셔리 주거건물로 재탄생시킨 사례다.

2014년 국제 하이라이즈 건물 공모에서 최우수 상을 탄 보스코 베르티칼레(Bosco Verticale, 밀라노) 거주용 고층 아파트 컨셉은 도시 면적이 한정되어 있어 지가가 비싸고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대도시 환경에서도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친자연주의 고층건물이라 평가받았다.

Bosco Vertikale (Milan, Italy): As the jury puts it, these “forested highrises” are an impressive example of a symbiosis between architecture and nature. The greened residential highrises are based on simple rectangular layouts and, with 19 or 27 stories (80 meters and 112 meters), of varying heights. Every one of the 113 apartment

이탈리아 밀라노에 건축된 보스코 베르티칼레(Bosco Vertikale) 고층 주거용 건물은 “숲 같은 고층건물(forested highrise)로 건축과 자연이 공생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각 건물 마다 19층에서 27층(80-112 미터) 층구간은 입주자가 원하면 변형 건설 가능하며 매 아파트 건물 마다 113개 가구가 입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Courtesy: International Highrise Award 2014 & DAM Franfkurt.

자연을 이웃한 미래형 실험주택들 특히 미래 시대 공동주택에서 주목될 키워드는 1) 신소재 신자재를 활용한 독특하고 개성적인 대담한 외형 디자인, 2) 버티컬 빌딩 – 최소한의 땅 면적에 최대한의 가구를 집약시킬 수 있는 세로형 고층 주거아파트, 3) 환경친화성 – 그린에너지 활용, 대기나 바닷물을 생활용수로 활용하여 대기공해와 자원절약을 꾀하는 환경친화적/서스테너블 기술을 더 많이 응용, 4) 공동체 공간 – 미래 디스토피아적이 될 외부세상으로부터 거주자들의 안전과 사생활을 보호해 주는 안식처 혹은 보호처로서의 집이나 공동주택 및 아파트들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 건물내 정원을 가꾸고, 옥상농장을 만들어 직접 먹거리를 키우며, 같은 공동주택이나 아파트 단지에 사는 거주민들이 함께 모여 사교/교육/여가활동을 나누는 커뮤니티 레져공간과 소비활동을 할 수 있는 상업공간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또 5) 주택과 가전의 스마트화 – 앞으로 가정 마다 더 보편화될 가전제품-개인용스마트용품 간 기술이 미래형 실험주택에 더 적극적으로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 이 글은 「삼성래미안 정전 부산」 사보에 실렸던 글을 다시 게재하는 것임을 밝혀둡니다.

대학도시, 도시대학

THE STUDENT IN GRONINGEN, 1614-2014

오늘날 지구상의 수많은 나라, 지방, 도시는 점점 일종의 브랜드가 되었다. 특히 대중을 상대로 한 국제 관광산업과 환대산업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 도시들은 서로 앞다투어 저마다의 특징과 장점을 내세워서 도시 마케팅을 하고 그 도시만의 ‘아이콘’을 창출하려 애쓴다. 새로운 랜드마크를 지어 올리고,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미술관 신건물이 들어서고,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새 호텔과 레스토랑 건물들이 옛 건물을 부수고 들어선다. 하지만 도시 브랜딩은 꼭 옛 것을 부숴내고 새 것을 지어넣어야 하는 파괴적 과정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각 도시와 장소가 담고 있는 역사와 스토리 같은 소프트 파워를 활용하는 길이 더 창조적이고 건설적이다. Continue reading

스페인 21세기 현대 건축 순례

DESIGN NATION | NEW ARCHITECTURE IN SPAIN

현대 건축 | 스페인편(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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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HO-MADRIDEJOS ARCHITECTURE OFFICE에서 설계한 시우다드 레알 알마데네호스의 발레아세론 예배당. 2000년 완공 Photograph courtesy of Roland Halbe.

현대 건축 – 왜 스페인인가? 언제부터인가 건축에 관심있는 전세계의 건축가들과 건축 개발 기획자들은 가장 앞선 건축의 현주소를 경험하기 위해서 스페인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건축업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20세기말여부터 가장 최근까지 국제 건축계에서 널리 화재가 된 건축적 성공 사례들의 다수가 스페인에서 전개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건축 개가가 언론 매치를 통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때는 1990년에 접어들어서였지만 그를 위한 기초는 그보다 이전인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해야 옳다. 유럽 북쪽에서 제2차 세계 대전이 종전을 맞고 난 1940년대 중엽부터 이후 35년 동안 프란시스코 프랑코 (Francisco Franco)의 민족주의 군부 독재 정권 하에서 허덕이던 스페인은 드디어 1975년이 되어서야 프랑코의 사망 후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왕의 자유주의 노선 정책으로 전환하고서 부터야 비로소 유럽과 국제 사회의 정당한 일원이 되었다.

프랑코 시절의 억압적이고 암울한 고립에서 벗어난 스페인은 1986년에 유럽 연합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향후 이웃 유럽 회원국들이 20년에 걸쳐 지원해 준 1천여 억원이라는 거액의 공공 자금 후원금을 받아서 본격적인 신국가 건설 및 스페인의 문화적 정체성 구축 프로젝트로 속속 활용하기 시작했다.

문화 차별화의 전략으로서의 건축 건축 및 시각 예술을 비롯한 공간 미학만큼 유럽인들이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판가름짓는 차별 요소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또 있을까. 스페인이 21세기에 들어선 오늘날 현대 건축의 강국으로 각광받게 된 것은 그다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미 중세시대에는 아랍 건축의 절정을 이룩했다고 일컬어 지는 암할브라 궁전 (8-10세기)이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에서 지금도 그 절묘한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당 (11-12세기)은 중세 로마네스크 형식의 대표적인 교회 건축물의 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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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로스 & 헤레로스 건축사무소 (스페인)가 설계한 비토리아-가스테이즈 시의 바이오클리매틱 타워. 완공 예정년도 2006년. Photo © José Hevia.

이어서 르네상스 후기에 엘 그레코의 기괴한 매너리즘풍 미술 전통과 뛰다라 17-18세기에 걸치는 동안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행해졌던 것과는 또 색다른 환상주의적 요소가 담긴 바로크 건축 세계를 이룩했다. 환상적인 상상력의 바르셀로나 출신의 근대 건축의 대가 안토니 가우디 (Antoni Gaudí)와 현대 스타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 (Santiago Calatrava)도 바로 스페인 출신이다.

그 후로 스페인 출신의 건축가들은 스페인 특유의 지형적 감성과 겸손함과 진지함을 주축으로 한 국민적 특성이 잘 어우러진 독특하고도 깊이있는 건축 세계를 창출해 왔다. 1980년대 중엽 이후로 1990년대에 걸쳐 지속된 전세계적인 경제 호황과 미술관 건축붐과 덩달아서 스페인에도 전에 없이 많은 국제적 건축가들이 모여들어 신건축붐 각축에 동참했다.

지난 20여년 동안 신건축물들은 스페인 여러 대도시들의 풍경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변화된 건축으로 인한 풍경에 못지 않게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변화도 급격하게 변화해서 스페인의 대도시들은 관광, 교통, 도시 인프라 그리고 문화 생활 전반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에 없는 호황과 번성을 맞기도 했다. 스페인은 이제 민주주의 정부에 의한 정치적인 재정립과 함께 지속적으로 활성화된 경제와 시민들의 문화 환경에 있어서도 국제성, 다양성, 활력을 특징으로 한 전과는 다른 새로운 자기 정체성을 부여받았다.

스페인이 추진해 온 건축 개발 사업은 이 나라가 1960년대 이후부터 줄곧 주요 국가 산업으로 지탱해 온 관광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반영해 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새로운 박물관 및 미술관, 공연장, 회담 및 회의 센터, 운동 경기장 등과 같은 문화 시설 건설 활동은 관광 산업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스페인을 중요한 현대적 신건축 건설의 실험장으로 전환시키게 해주는 촉진제가 되어 주었다.

그같은 가장 대표적인 예는 1992년에 동시에 열린 세비야 세계박람회와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 경기였다. 이후 1997년에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게리 (Frank Gehry)가 디자인 구겐하임 빌바오 (Guggenheim Bilbao) 미술관이 개관되어 실업과 절망으로 무기력에 허덕이고 있던 바스크 지방의 옛 철강 및 조선업 항구도시 빌바오는 문화의 순례지로 단숨에 거듭났다.

또 그런가 하면 스페인 정부는 젊은 유망 건축가들의 발굴 육성책의 일환으로 40대 이하의 건축가들을 위한 건축 프로젝트 공모전을 개최해 오고 있는데, 예컨대 푸엔산타 니에토 (Fuensanta Nieto) & 엔리케 소베하노 (Enrique Sobejano)  건축사 설계로 2002년 세비야에서 완공된 SE-30 공공주택 프로젝트와  에두아르도 아로요 (Eduardo Arroyo) 설계로 2003년 빌바오 시 외곽에 완공된 축구경기장이 그런 예들이다.

스페인의 블랑카 예오 에스투디오 데 아르키텍투라와 네덜란드의 3인조 건축사무소 MVRDV가 공동 설계한 거주용 아파트 아데피시오 미라도르는 마드리드에 있다.

대중의 주거를 위한 공간 – 주택, 호텔, 관광 시설 스페인에서 숫적으로 가장 많이 건설되어 온 건축물들은 단연 주거용 주택과 숙박 관광객 수용을 위한 호텔이었다. 현재 빅토리아-가스테이즈 (Victoria-Gasteiz) 시에 준공중에 있는 4개짜리 바이오클리매틱 타워 (Bioclimatic Tower, 스페인의 아냐키 아발로스 (Inaki Abalos), 후안 헤레로스 (Juan Herreros), 레나타 센트키비츠 (Renata Sentkiewicz) 공동설계)는 태양열을 이용한 냉난방과 통풍 시설을 완비한 친환경 건축물이다.

2007년에 완공을 앞둔채 바르셀로나의 디자인 호텔로 탄생될 호텔 하비탓 (Hotel Habitat)은 에리크 루이즈-젤리 (Enric Ruiz-Geli), 클라우드 나인 아콘치 스튜디오 (Cloud 9 Acconci Studio), 루이 오타케 (Ruy Ohtake) 등 국제 건축 디자인팀들이 동원된 국제적 건축 프로젝트로서 현란한 조명 디자인 효과에 못지 않은 화재를 모으고 있다.

바스크 지방의 전통적이고 풍부한 와인 및 음식 문화를 극적으로 대조적 현대적인 분위기에서 음미할 수 있는 바르셀로나의 호텔 앳 마르케스 데 리스칼 와이너리 (Hotel at Marqués de Riscal Winery)는 프랭크 게리의 최첨단식 티타늄 건물 외장을 갖춘채 올가을에 개장을 앞두고 있다.

마드리드에서 2005년에 완공을 본 에디피시오 미라도르 (Edificio Mirador)는 스페인의 블랑카 예오 에스투디오 데 아르키텍투라 (Blanca Lleo Estudio de Arquitectura)와 네덜란드의 3인조 건축팀인 MVRDV가 공동으로 설계했다. 이 건물은 건물 하반부를 공공 시민용 야외 전망대로 상반부는 거주용 아파트로 설계하여 사적 주거 공간과 공공 대중 공간을 한 건축물 속에 잘 융합시킨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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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쳐드 로저스 건축사무소와 에스투디오 라멜라의 협력으로 설계된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 터미널 내부. Copyright © 2013 Rogers Stirk Harbour + Partners LLP.

주택용 건축을 공동체적 공간으로 탄생시킨 또다른 좋은 예로는 중저급 시민들을 위해 개발한 셰어링 타워 (Sharing Tower)를 들 수 있을 것이다. 2007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발렌시아의 셰어링 타워는 15인의 건축가들이 각각 한 건물씩 도맡아 총 15개 아파트 건물로 지어지게 될 아파트 단지로서 주민들이 텔레비젼, 세탁소, 컴퓨터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공유 공간이 주요 생활 공간으로 전환시켰다. 엘리베이터는 건물 외벽에 설치하고 취침, 수세, 탈의 등을 위한 사적 공간은 아파트 주변 공간 구석구석에 배치해 넣은 건축 컨셉은 능히 미래주의적이라할 만하다.

움직이는 도시인을 위한 건축 – 도시 설계 건축 스페인이 도로 대정비와 교통 노선 인프라 구축 사업을 대대적으로 착수하기 시작한 때는 유럽 연합이 이 나라의 재건을 위해 예산금을 보조해 주기 시작한 1986년부터였다. 특히나 해외 관광객 유치와 국제 교통 활성화를 위해서 국제 공항은 지난 6년 동안의 공사 끝에 올초에 리쳐드 로저스 파트너십 (Richard Rogers Partnership)과 에스투디오 라멜라 (Estudio Lamela)가 공동으로 설계한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 공항 터미널 제4관이 개통되어 하루에 4천만명의 탑승객들이 오가는 남유럽의 교통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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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 미랄레스와 베네데타 탈랴부에가 설계한 바르셀로나의 산타 카테리나 재래시장, 2005년에 완공되었다. Photograph courtesy of Roland Halbe.

또 건축은 도시 토목 설계상의 풍광 변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2004년에 테루엘 (Teruel)에 완공된 파세오 델 오발로 (Paseo del Ovalo) 도보 통로 (영국의 데이빗 치퍼필츠 아키텍츠 (David Chipperfield Architects)와 스페인의 b720 아르키텍토스 공동 설계)는 마드리드를 감싸고 있는 옛 성터벽 위에 산책거리 공간을 개통하여 도시 보행자들이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내려다 보며 시내 안팎을 오갈 수 있도록 한 획기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카스타냐, 카탈로냐, 바스크 등 서로의 지방적 문화적 언어적 정체성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는 스페인에서는 최근들어 그 지방 마다의 독특한 문화성을 반영된 신건축 트렌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주택, 사회 복지, 의료, 스포츠 오락 등과 같은 공공 기관의 덩치를 최소화하고 비중앙화하는 전통을 변함없이 고수해 오고 있는 카탈로냐 지방 답게 그 대표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중앙집권화된 병원이나 복지 시설 대신에 41개 소지역으로 세분화된 구별마다 보건 및 복지 센터를 지어 운영하고 있다.

마리오 코레아 (Mario Corea)와 루이스 모란 (Lluis Moran) 설계의 보건 센터 (2003년 완공)이나 산타 카테리나 재래 시장 (Santa Caterina Market, 베네데타 탈랴부에 (Benedetta Tagliabue)와 엔리크 미랄레스 (Enric Miralles) 공동설계로 2005년 완공)은 카탈로냐 특유의 무지개풍 색채 감각과 문화의식을 반영한 물결치는 타일 지붕이 도시의 광장 공중에 웅장하게 드리워져 있다. 그런가 하면, 테네리파에 올 겨울 완공을 앞두고 있는 운동경기장은 스페인 남부의 돌과 도기공예품을 연상시키는 투박한듯 하면서도 자연친화적인 미를 표현한 것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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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텔리에 쟝 누벨 건축사무소와 알베르토 메뎀 건축사무소가 협동 설계한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국립박물관 확장관. 2005년 완공. © Roland Halbe.

문화 인프라와 미술관 건축 지난 2005년 연말, 스페인의 수도이자 역사 도시에서 이 나라가 제일 큰 문화적 자랑거리로 여기는 프라도 박물관/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센터/티센-보르네미자 박물관 등 마드리드 3대 박물관들이 약 8천여억 달러의 정부 문화부 예산의 지원으로 건물 새단장과 확장을 하고 재개관했다는 보도가 전해져서 전세계 건축계 인사들과 문화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을 적이 있다.

국가의 얼굴과도 같다고 할 만큼 한 나라의 문화적 외양과 내면을 동시에 과시하는 국가적 차원의 박물관 건축 사업인 만큼 이번 ‘마드리드 뮤지엄 마일 (Madrid’s Museum Mile)’ 프로젝트는 프랑스의 쟝 누벨 (Jean Nouvel), 스페인의 라페엘 모네오 (Rafael Moneo)와 알베르토 메뎀 (Alberto Medem) 등과 같은 초호화급 국제 건축가들에게 설계를 의뢰해 완성되었다.

특히 18세기에 지어진 옛 병원 건축물에 알루미늄 및 아연을 이용한 세련된 초현대적 건축 요소를 융화시켜 명실공히 세계 최대 규모의 근현대 박물관으로 재탄생한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은 신구의 조화가 기대되는 건축 프로젝트가 되어 짜임새 있는 소장품과 최신식 건축적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다.

스페인의 여러 지중해권 문화와 상업의 접점 도시인 발렌시아에서 건설중에 있는 발렌시아 근대미술관 IVAM (Institut Valencia d’Art Modern) 확장 프로젝트는 일본의 가주요 세이지마와 류에 니시자와 (Kazuyo Seijima + Ryue Nishizawa)가 설계를 담당했다. 백색 강철 스크림 소재의 헐렁한 조개 모양의 지붕을 기존 미술관 건물에 덧씌워서 새로운 전시 공간과 사무 및 카페 공간을 창출한 것이 특징적이다.

카트타제나의 국립 해상고고학 박물관 (기예르모 바즈케즈 콘수에그라 (Guillermo Vazquez Consuegra) 설계, 2007년 완공 예정)등을 비롯한 박물관 및 미술관 건축 이외에도 스페인의 민족적 전통을 재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책으로서 카디즈 시 (Cadiz)에는 라 시우다드 델 플라멩코 (La Ciudad del Flamenco) 플라멩코 댄스 센터 (스위스 건축가팀인 쟈크 헤르초그와 피에르 드 뮈론 (Jacques Herzog + Pierre de Meuron) 설계, 2008년 완공 예정)와 산탄더 (Santander) 시에 칸타브리아 지방 역사 박물관 (Museum of Cantabria (에밀리오 투뇽 (Emilio Tunon)과 루이즈 M. 만시야우 (Luis M. Mansilla0) 공동설계, 2009년 완공 예정)이 차례로 개관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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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건축가 위르겐 마이어 (Jürgen Mayer H. Architects)가 설계한 세비야의 메트로폴 파라솔 
(Metropol Parasol)은 나무를 소재로 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 구조물이다. 완공 예정일: 2007년 경.

스페인 건축계의 지형을 변화시킨 건축가들로는 유럽의 위르겐 마이어 (Jürgen Mayer), 일본의 도요 이토 (Toyo Ito), 미국의 프랭크 게리 파트너스 (Frank Gehry & Partners) 등에서 해외 수입해 온 기라성 같은 현대 건축계의 수퍼스타들도 있지만 역시 그들의 대다수는 거장들과 젊은 세대를 포함한 스페인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제 프랑시스코 레이바 이보라와 마르타 가르시아 같이 이제 갓 30대를 넘긴 신세대 건축가들의 건축에는 20세기 후반 스페인에 그늘처럼 드리웠던 정치적 억압과 암울함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노장 거장 건축가 알바로 시자의 전통적인 미학과 최첨단 초스타 건축가 자하 하디드풍의 미래주의적 감수성을 결합하여 그동안 고립되어 있던 스페인의 공간 문화를 현대적인 건축 공간으로 전환하는데 주력한다.

스페인에서 지칠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는 현대 건축붐은 앞으로 얼마나 더 승승장구할 것인가? 문화가 국가적 정체성 확립과 경제적 기회 창출의 핵심 추진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시대가 계속되는 한 국제급 스타 건축가들과 스페인의 자생적 건축인들이 벌이는 창조적 폭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 [2006년] 2월부터 뉴욕 근대미술관 (Museum of Modern Art)에서 전시중인 『스페인의 신 건축 (On-Site: New Architecture in Spain)』(2월12일-5월1일) 전은 지난 20여년 동안 스페인에서 폭발적으로 전개된 현대 건축의 현주소를 53편의 건축 프로젝트들을 통해서 점검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Photos courtesy: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 이 글은 본래 『공간사랑』 2006년 6월호 “DesignNation” 연재 컬럼에 실렸던 글을 다시 게재하는 것입니다.

현대도시의 디즈니화

LEAVE THE CITIES ALONE

관광 즉, 소비로서의 인파의 순환은 근본적으로 이미 진부해진 것을 보러가는 여가활동에 다름 아니다. – 기 드보르

Tourism, human circulation considered as consumption is fundamentally nothing more than the leisure of going to see what has become banal. – Guy Deb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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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팀첸코 (Alexander Timtschenko)작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Wild Wild West)』 1999년. 한 익명의 유럽 도시에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건물 분위기로 지은 주제 공원 거리를 사진으로 담았다.

현대 사회의 대도시들은 관광산업의 희생물로 전락하고 있는가? 현대 도시들은 소비와 유흥의 무덤에 불과한가? 작년 12월부터 개장한 이번 퀸스틀러하우스 (Künstlerhaus)에서의 “사이트 시잉-현대도시의 디즈니화 (Site-seeing: Disneyfication of Cities) “ 전시는 특히 오늘날의 유럽 도시들이 대중관광산업, 유흥, 쇼핑, 나이트라이프 (nightlife)라는 자본주의적 소비현상을 제공하는 디즈 공원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 현상을 진단해 보는데 촛점을 두고 있다.

고풍스런 건축물과 진한 역사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유럽의 도시들을 여행해 보라. 외국어를 쓰며 도시를 두리번거리는 관광객들을 그다지 곱지 않은 눈길로 바라보는 현지인들은 심심찮게 눈에 띈다.  현지인들에게 관광객들은 더 이상 이국적인 손님들이 아니라 현지인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방해하고 싸구려 기념품을 사들고 떠날 소비자들에 불과하다. 유럽의 유명 관광도시들을 거닐다 보면 관광객용 메뉴로 호객행위하는 레스토랑과 기념품 상점들이 집중적으로 개발되있어 흡사 관광객 게토를 맴돌고 있는 듯한 불쾌감까지 경험하기 일쑤다.

한편  자본주의적 경제논리가 발달한 영국이나 독일등지에서는 지역사회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을 이유로 일부 도시에 대형 숙박시설, 쇼핑몰, 유료 관람 시설 등의 신건축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까지 하다.

그같은 유행을 본따 싱가포르, 홍콩, 일본,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도 도시 개발과 도시 이미지 쇄신 작업에서 어떻게 하면 관광객들에게 잘 팔리는 디즈니형 도시로 만들것을 지향하는 추세이다. “성공적인 도시 설계=잘 꾸며진 디즈니 도시”라는 상업적 소비주의 원칙 때문이다.

전과 달리 지난 20여년 동안 미국과 일본이 주도한  대규모 대중 관광 산업의 발달이 관광 대중화의 원인이었다. 덕분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말로만 듣던 전세계의 국제도시와 유서깊은 역사 도시들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여행할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한편 과거의 유산과 흔적을 간직한 역사의 유럽의 고도시들이나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열대섬들은 시도때도 없이 몰려드는 국제 관광객들로 인해 환경의 균형이 파괴되고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상실하는 안따까운 현실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날 이탈리아 거리 한구석에는 고을 아낙네나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 대신 모자와 운동화차림을 한 관광객들이 지도를 들고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더 자주 눈에 띈다. 파리와 비엔나에서 친한 친구의 초대가 아니고서는 관광객들은 관광객 전용 술집이나 레스토랑에서 정성없이 조리된 식사로 끼니를 때우곤 한다.

그같은 현실 속에서 과연 현대 도시들은 언론이 조작하는 도시 이미지 스테레오타입에서 탈피하고 소비활동의 제공자로 전락하는 추세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전시에서는 이같은 현대사회 현상을 주제삼아 작업하는 13의 유럽출신 미술가 및 디자이너들이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 제목 :  사이트시잉 – 현대도시의 디즈니화 | 장소 : 오스트리아 빈 퀸스틀러하우스 | 기간 : 2002년 12월 13일-2003년 2월 9일. Photos courtesy: Künstlerhaus, Wien.

* 이 글은 본래 월간 『디자인』 2002년 3월호에 실렸던 기사를 다시 게재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