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이와이 디자인 스위스 스타일

DIY DESIGN SWISS STYLE

짧게 줄여서 디아이와이(DIY)라는 단축용어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소비자가 직접 하기(Do-It-Yourself)” 운동은 이제 현대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의 일상적인 물리적 문화 속에 널리 일반화되었다. 구미권에서 불어닥친 이래 1990년대에 처음 한국에 소개된 바 있던 DIY 운동. 소비재 업계와 언론출판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한국인은 성미가 급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DIY 운동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의 소비자들은 많이 달라졌다. 획일적이고 남들 누구나 갖고 있는 물건이나 집안 세간을 사들여 놓고 살기 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직접 스케치를 하여 목공소나 재료사에서 재료를 재단해 와 직접 두드리고 맞추고 나사를 조여가며 자기만의 독특한 인테리어 용품을 만들어 사용하고 주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생산 혹은 제작(production)과 소비(consumption) 활동이 융화되는 디자인 분야의 새로운 현상이 현실화되는 것을 넘어 보다 폭넓게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명 ‘프로슈머(prosumer)’ 문화로 불리는 이 새 트렌드는 디자인 제품의 생산 공정 과정과 대중 소비자들의 소비 활동 사이에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탈중심화하고 민주화하는 적잖이 혼란스럽고 파격적인 이른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랄 만하다. 어디 그뿐인가? 스스로 디자인 오브제를 머리 속에서 창안해 스케치로 옮기고 실존하는 물리적 일상용품으로 현실화시키는 행위 그 자체로 점점 많은 취미 디자이너들은 공예의 미덕과 손을 움직여 창조적 산물을 만들어내는 수작업의 감각적 즐거운을 재발견해 나가고 있다.

주류 디자인 시장과 대안 문화 사이의 디아이와이 디자인 – DIYD 디아이와이 스스로 뭔가를 직접 만드는 행위는 주류 시장이 독주하며 지배하는 이른바 주류 취향과 디자인적 표준이라는 도그마로부터 우리 소비자들을 해방시켜줄까? 최근 들어 전에 없이 많은 사람들이 가구, 의류, 악세서리 같은 디자인 용품과 소품들을 아무 생각없이 사쓰기 보다는 이런 디자인 제품들을 직접 만드는데 필요한 제작 매뉴얼이나 조립설명서 서적물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그같은 추세를 반영한다.

반 보 레-멘첼(Van Bo Le-Mentzel), 『하르츠 개혁 법안 제5번 가구(Hartz IV Möbel)』 2010-2012 Photo: © Daniela Gellner
반 보 레-멘첼(Van Bo Le-Mentzel), 『하르츠 개혁 법안 제5번 가구(Hartz IV Möbel)』 2010-2012 Photo: © Daniela Gellner

사실 20세기 디자인의 역사를 되돌이켜 보건대, 유럽의 가장 원형적 고전 모더니즘 운동도 값비싸고 과시적인 역사주의풍 공예품으로 부터 인간을 해방시켜 대중 누구나가 누릴 수 있는 저렴한 가격과 실용적인 새 양식을 구축한다는 사명에서 출발했으며, 이어서 1960-1970년대 무비판적 소비주의 문화에 대항한 대안적 문화운동으로 시작된 DIY 운동은 스스로 짖고 만들기 전략으로 통해 소비주의 시장에 대항하는게 목표였다. 그리고 21세기 초 현재, 다시 한 번 DIY 운동은 디지틀 시대라는 새 배경 속에서 소비자들이 주류 소비재 시장과 대안 문화 향유라는 두 다른 축 사이에서 부활하고 있다.

“더 많이 누리고 덜 소유하라(Have more, own less)” 라는 모토를 달고 1973년과 1974년에 연거푸 출간된 제임스 헤네시(James Hennessey)와 빌토르 파파넥(Viktor Papanek) 공저 『유목적 가구(Nomadic Furniture)』와 『 유목적 가구 2(Nomadic Furniture 2)』는 외쳤다. 쓸모없는 싸구려 제품이나 용도를 상실한 무용지물이 우리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는 물질 과징 풍족의 시대, 요즘 불어닥치고 있는 DIYD 운동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정말 필요한 사물은 무엇이고 산업적으로 대량생산된 천편일률적인 소비품 말고도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상 디자인 용품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디자인 박물관에서는 바로 이 문제의식을 화두로 해 『두 잇 유어셀프 디자인(Do It Yourself Design)』 전을 3월20일부터 5월 31일까지 연다. Images courtesy: Museum für Gestaltung Zü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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