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즈라 스톨러가 보여주는 흑백의 건축 공간

에즈라 스톨러의 대표작인 이 작품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뉴욕의 명물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의 실내 천정을 촬영한 것. 1959년 작. Silver gelatin pring. Ezra Stoller © Esto.
에즈라 스톨러의 대표작인 이 작품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뉴욕의 명물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의 실내 천정을 촬영한 것. 1959년 작. Silver gelatin pring. Ezra Stoller © Esto.

EZRA STOLLER PHOTOGRAPHY

에즈라 스톨러의 건축 사진

TWA 공항 터미널을 촬영한 사진작. 본래 아이들와일드 공항이라 불리던 곳으로서 현재는 K.F.케네디 공항으로 바뀌었다. 핀란드계 미국인 디자인 에에로 사아린넨 설계. 1962년 작. Ezra Stoller © Esto.
TWA 공항 터미널을 촬영한 사진작. 본래 아이들와일드 공항이라 불리던 곳으로서 현재는 J.F. 케네디 공항으로 바뀌었다. 핀란드계 미국인 디자인 에에로 사아린넨 설계. 1962년 작. Ezra Stoller © Esto.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이름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출간되어 온 여러 신문 및 대중 매체와 책을 통해서 작품을 알려온 사진 작가가 있다. 그의 이름은 에즈라 스톨러(Ezra Stoller). 1915년에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뉴욕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공부한 후 제2차 세계 대전 직전인 1938년 부터 본격적인 프리랜스 사진업으로 뛰어들어 직업적인 사진가 활동을 시작했다.

제2차 대전을 통해서 경제 대공황이라는 암울한 상황에서 다시금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미국에서 에즈라 스톨러는 사진업에 뛰어들자마자 건축과 디자인 사진 분야에 관한 한 독보적인 전문가로 인정받기 시작했으니 시운도 참 좋은 사람이었다.

1940년대 중반 이후 향후 2,30여 년 동안 에즈라 스톨러가 카메라로 포착하지 않은 미국의 주요 건축물은 거의 없다했을 만큼 그의 활동은 광범하고 두드러졌다. 과거 미국 『뉴욕 타임즈』 지의 건축 평론가 폴 골드버거(Paul Goldberger)가 „에즈라 스톨러 만큼 일반 대중들이 20세기 근대기 건축물을 보는 눈을 철저하게 길들였던 사진가는 전에 없었다“고 평가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른바 ‚아메리컨 드림’이 본격적으로 발아하는 가운데 미국이 풍요의 사회로 진입할 무렵이던 194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톨러는 디테일에 대한 세심한 고려할 줄 알고  건축가, 편집자, 사진 외뢰자가 의도한 비젼을 잘 체득하여 사진 속의 이미지로 전환하는 능력이 유난히 탁월했던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미스 반 데어 로헤와 필립 존슨의 공동 설계로 지어진 뉴욕 시그램 빌딩. 1958년 촬영. Ezra Stoller © Esto.
미스 반 데어 로헤와 필립 존슨의 공동 설계로 지어진 뉴욕 시그램 빌딩. 1958년 촬영. Ezra Stoller © Esto.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제일 위의 사진 이미지], 미스 반 데어 로헤(Mies van der Rohe),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 같은 거장 근대 건축가들은 자신들의 건축물 사진 촬영을 하는데 만큼은 에즈라 스톨러 만한 사람이 없다며 고집해 그를 사진가로 고용했다는 사실도 유명하다.

20세기 전반기 미국 대도시들에서 강하게 불어닥쳤던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서 스톨러는 흑백으로만 사진을 촬영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건물을 비롯해서, 시카고에 있는 에드가 카우프만의 개인 주택인 폭포수 위의 집 폴링 워터(Falling Water), 미스 반 데어 로헤와 필립 존슨이 공동 설계한 시그램 빌딩(Seagram Building), 에에로 사아린넨(Eero Saarinen)이 설계한 역작 뉴욕 TWA 공항 터미널, 폴 루돌프 (Paul Rudolf)가 지은 예일대학 미술건축대학, 그리고 루이스 칸(Louis Kahn)의 소오크 연구소(Salk Institute) 등은 하나같이 사진가 스톨러의 눈과 카메라를 통해서 포착된 20세기 전반기 아메리카의 상징적인 건축물들이다.

2004년 이이콘적 흑백 사진으로 20세기 건축물을 바라보는 근현대인들의 시야를 재정의해 준 사진가 스톨러의 타개를 기념하여 그의 건축 사진 세계를 한 눈에 경험할 수 있는 전시 『에즈라 스톨러』 회고전은 [2004년] 12월 19일까지 미국 윌리엄즈 대학 미술관 Williams College Museum of Art에서 계속된다.

* 이 글은 본래 LG 데코빌 사보 『공간사랑』지 2004년12월호에 실렸던 글을 다시 게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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