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드 사이즈

KID SIZE – THE MATERIAL WOLRD OF CHILDHOOD

어린시절 기억 속의 세상으로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어른들 사이서 어른들이 어른들을 위해 만든 물건들로 가득찬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유명한 아동철학자 필립 아리애(Philippe Ariès)에 따르면 어린 시절(childhood)란 나라와 시대가 변할 때마다 그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에 조응해 변화하는 유동적인 개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 말은 어른들의 물질 환경이 변화해 온 만큼 아이들의 그것도 시대와 문화에 따라서 변천해 왔다는 뜻이 된다.

Zocker_und_der_Colani_sm예컨대, 아주 오래전 서양 고대와 중세 시대에 아이들은 몸집만 작을뿐 어른과 똑같은 존재로 취급받아서 일찍부터 엄숙한 표정을 하고 어른들과 나란히 척척 일을 해내던 당당한 노동인구였다. 이후 시대가 흐르면서 어린이를 취급하는 어른들의 태도는 서서히 누그러져 오긴 했지만,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라는 서구적 개념의 자취는 지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전용 가구와 디자인 용품들도 어른들 사이에서 서서히 변천해 온 어린이관(觀)의 변천을 반영하고 있음을 찾아볼 수 있다.

« 독일의 미래주의 디자이너 루이지 콜라니(Luigi Colani)가 디자인한   어린이용 의자 Zocker(도박꾼이라는 뜻). 1971년 륍케(Top System Burkhard Lübke) 생산.

2년전 본래 독일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에서 기획되었다가 미국 피츠버그 카네기 미술관(Carnegie Museum of Art)으로 옮겨와 [2005년] 4월30일부터 9월11일까지 전시로 부쳐지는 『키드 사이즈 –어린시절 기억 속의 세상 (Kid Size : The Material World of Childhood』 展은 과거 인류사 300년 동안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어린이 용품과 디자인 제품 130여점을 모아 보여주고 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어린이용 디자인이 어떻게 변천해 왔는가를 살펴 봄으로 해서 어린이에 대한 어른들의 태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엿볼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최근 디자인 시장에 소개되어 있는 디자인 용품들이 요즘은 어린이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까지도 고찰해 볼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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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장을 거닐면 마치 어린이의 환상 세계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유희적이고 상상력 풍부한 디스플레이 디자인까지 가세해서 어린이 관객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한껏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 찰즈와 레이 이임즈 부부가 1944년 경에 디자인한 어린이용 의자(Child’s Chair). Hermann Miller Furniture Co. 생산.

『키드 사이즈』 전시는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 세계를 보다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총 6가지 주제로 구성되었다. 놀이, 이동, 잠자리, 기초 활동, 학습, 의자 등 총 6가지 주제는 어린이의 성장과 발달에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기초 아동 필요 조건들이다. 이 전시는 주제별 외에도 각가지 다채로운 색상, 모양, 소리, 촉각을 자극하는 제품들을 직접 만지거나 시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놓고 있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 놀이용품“
어린이들의 창의력, 운동 숙달능력, 학습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준다는 교유적인 기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기능은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오래 놀이에 집중할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장난감이어야 한다. 챨스와 레이 이임즈 부부(Charles and Ray Eames)가 1944년에 디자인한 「걷는 말(Mechanical Walking Horse)」 목마는 목재 블럭과 철제 거멀못을 이용해 구조는 단순하지만 보기에 좋고 재미있는 놀이감의 고전작이다. 그런가하면 1950년대 독일제 「장난감 가게(Toy Shop)」 모형은 어른들 세계 속에서 보는 상점 모양을 본따서 장난감 가게로 변형시킨 소꿉놀이 기구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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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등나무 목공사 알퐁스 폴락(Alfons Pollak)이 디자인한 유모차는 1939년에 생산되었다. Victoria & Albert Museum, London 소장.

„엄마 나도 가요! – 어린이를 위한 탈 것“
어린이는 혼자 걸을 수 있는 나이가 되기 까지는 엄마가 이끄는 각종 탈것들에 의지해야 하는 법. 이미 1930년대에 처음 만들어져 유모차의 고전이 된 실버 크로스 프램(Silver Cross Pram)에서부터 1950년대 독일에서 크롬제 완충장치와 안전 범퍼를 부착해 만든 퍼람뷰레이터(Perambulator) 유모차 등은 무엇보다도 아기의 안전을 최우선시 했던 20세기 중엽 어린이 디자인 철학을 엿볼수 있게 해 준다.

„잘자라 우리아가! – 어린이 침대“
잠 잘자기는 어린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절대 조건이다. 성장하는 아기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19세기에 지어진 토넷 형제(Thonet Brothers)의 등나무 요람은 오늘날까지도 요람 디자인의 원형으로 남아있다. 보다 최근에는 요람과 침대 자체의 디자인에서 벗어나서 어린이용 베개와 이불을 비롯한 잠자리 주변용품의 안락한 디자인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도리도리 짝짜궁! –  기초 활동“
stokkettrapp먹고, 씻고, 배변 연습하기는 모든 아이들이라면 꼭 배워야 할 기초 활동들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가 해야할 몫이 크다. 그래서 육야 기초 활동에 필요한 제품들은 아기의 안전보다는 엄마들의 사용편의성과 효율을 고려한 경우가 더 흔한 추세인 것도 사실. 1970년대에 만들어진 트립 트랍 의자(Tripp Trapp® Chair, 1973년)는 성인이 아가의 성장에 맞춰 좌석의 높낮이를 교정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인 제품이다.

»  노르웨이 가구사 슈토케(Stokke)에서 생산하는 트립 트랍 아기용 보조의자.

„하나, 둘, 셋 – 학습을 위한 디자인“
오늘날 우리가 당연스럽게 여기고 있는 공공 학교 어린이 교육법은 19세기로 와서나 시작된 근대적인 교육론의 산물이라고 한다. 학교, 교실, 그리고 정렬된 책걸상, 칠판 등은 어린이들이 주변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고안한 기능성 설비들이었다. 기존의 경직되고 불편한 책걸상 형태에서 벗어나서 탁상이 기울어져 있는 불리치토 데스크(Burichito Desk, 1994년)는 학습 효과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책상과 더불어 걸상 디자인도 어린이 사용자들의 자세를 바르게 하고 공부에 도움이 되도tipi1_z록 디자인되고 있는 추세다.

« 동심을 격려해 주기 위해 장난성과 귀여움을 한껏 가미한 티피 의자는 핀란드의 디자이너 에에로 아아르니오가 디자인했다.

누가 내 의자에 앉았었지? – 어린이용 의자“
예로부터 어른들은 어린이용 의자를 성인용 의자와 똑같되 다만 크기만 작게 줄여 제작해 왔다. 예를 들어 셰이커 교인들의 흔들의자나 프랑스 루이15세가 어릴때 썼다는 팔걸이 의자만 봐도 그렇다. 최근들어 어린이를 소비 시장의 겨냥한 디자인 시장에서는 어린이들의 감성에 어필하는 재미와 놀이 개념을 도입해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려 애쓰고 있다. 계란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 한 타란티노 스튜디오의 에그롤 의(Eggroll Chair)와 에에로 아아르니오(Eero Aarnio)의 티피 의자(Tipi Chair)는 그런 좋은 예들. Photos Courtesy of Carnegie Museum of Art, Pittsbur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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