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January 2013

빔 벤더스의 낯설고 적막한 곳들

WIM WENDERS PLACES, STRANGE AND QUIET

나는 여행을 많이 하다보니, 또 정처없이 걸어다니면서 길 잃고 헤메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보기 드물고 묘한 장소에 도달하곤 한다. 나를 그런 곳으로 인도하는 레이더라도 있는양, 나는 언제나 낯설게 적막하거나 적막하게 낯선 장소를 발견하게 된다. -빔 벤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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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 《야외 극장(Open-Air Screen)》 이탈리아 팔레르모, 2007년 © Wim Wenders.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도심 제1구역 중앙부에 자리한 전통적인 자일러슈테테 거리(Seilerstätte) 화랑가에 이어, 1990년대 이후부터 2000년대 초엽 급격히 새로 조성된 현대미술 화랑 클러스터 슐라이프뮐 거리(Schleifmühlgasse)가 현대미술 인사이더들 사이의 아지트 겸 트렌디 스폿으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새로 이주해 온 아티스트들의 아텔리에와 화랑들로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하면 어느새 아무리 구물이 되거나 버려진 도시 구석일지라도 부동산 지가가 오르고 주변 상업이 번창하는 새 트렌디 스폿으로 탈바꿈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피해 최근들어 젊은 예술인들과 기획자들은 또다시 기성 화랑가에서 벗어나서 한결 저렴한 지가와 임대료, 역동적인 주변 환경과 다양한 인구지도를 찾아 새 일터와 전시공간을 찾고 있는 추세다. 아주 최근인 2012년 초여름, 현대사진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오스트리히트 화랑 (Ostlicht. Galerie für Fotografie)은 바로 그런 움직임의 예로, 빈 제10구역에서도 유독 유명한 옛 앙커 빵 공장(Ankerbrot AG) 단지 건물을 개조해 새 화랑 둥지를 틀고 6월 4일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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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오스트리히트 현대사진 화랑 전시장 광경. Photo: Marco Pauer.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 중심부로부터 남쪽에 자리해 있으며 19세기 이후부터 각종 공장과 산업 시설이 옹기종기 들어차기 시작했던 이유로 해서 전통적으로 육체노동자들이 많이 이주해 와 거주하던 제 10번 구역. 일명 파포리텐(Favoriten) 구역으로도 알려져 있는 이곳에는 근대식 도시개발 방식을 따서 도로는 격자구조로 거주용 주택은 근대기 모더니즘 건축 양식을 따서 개발된 곳이다.

독일의 전설적인 영화감독이자 사진가 빔 벤더스 (Wim Wender)가 30여년 동안 과거 동독, 호주, 아르메니아, 일본을 여행하면서 찍어 둔 매우 독특한 분위기의 흑백 사진과 컬러 사진 40여점을 선별해 전시하는 《빔 벤더스 – 낯설고 적막한 장소들 (Wim Wenders – Places, Strange and Quiet)》전은 대부분 인간들이 더 이상 눈을 돌리지 않는 버려지고 잊혀지고 알려지지 않는 장소의 한 구석을 담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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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미국 몬타나 주 버티에 있는 한 골목길 풍경(Street Corner in Butte, Montana)》 2003년. © Wim Wenders. 이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 벤더스는 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고 한다.

사진가 벤더스의 눈과 카메라를 통해 공간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주변으로 떠밀리고 잊혀져 곧 사라지고 없어질 사물과 풍경에 대한 멜랑콜리한 시학이자 마지막 물리적 기록이다. 일찍이 1980년도 초엽, 빔 벤더스는 서부 미국을 여행하며 사진을 찍고 다니면서 그의 간판급 명작 영화 《파리, 텍사스 (Paris, Texas)》를 촬영할 로케이션 스카우팅을 했었다.

1970년대 “신 독일 시네마”의 기수이자 가장 영향력있는 현대 영화 감독으로서 해 온 영화작업과는 반대로 벤더스는 사진 작업에 임할 때 만은 “다소 구식”이라 여겨지는 아날로그 기술을 고집한다. “아날로그 방식의 사진 작업을 하면 나와 내가 사진으로 찍어 온 장소 사이에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 없는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 요즘 디지틀 사진가들의 작업은 아날로그 사진 기술과는 전혀 다른 작업과정을 거친다. 요즘 사진가들은 ‘이미지 프로듀서’로서 일종의 새로운 부류의 화가라 해야 맞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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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 《카니발 회전차 (Ferris Wheel) (Reverse Angle)》 아르메니아, 2008년 © Wim Wenders.

“…내 사전에 따르면, 그런 사진 작업은 더 이상 사진이라 할 수 없다. 그런 새 유행 속에서도 나 같은 부류의 사진가들이 계속 아날로그 사진작업을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향수 때문이 아니라 현실을 촬영한다는 순수한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식 사진작업은 모든 것이 쉴틈없이 사라지고 말 것에 저항하는 끊임없는 노력 활동이다.”

《빔 벤더스의 낯설고 적막한 장소들》사진 전시는 본래 브라질 사웅파울로 미술관 (Museu de Arte de São Paulo)에서 출발 (2010년10월21일)한 이래 독일 함부르크 팔텐베르크 컬렉션 (2012년 4월14일-8월19일)으로 순회전시 되었다. 한 편의 사진집 카탈로그로도 출간되어 있다. 《Wim Wenders Places, Strange and Quiet》(Hatje Cantz, Ostfildern, 2011 124 pages, 37 colour images, 8 folding panels, hardcover ISBN 9783775731485).

전시 장소: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히트 현대사진 화랑 (Ostlicht. Galerie für Fotografie) | 전시 기간: 2012년 10월6일-2013년 1월9일까지. Photo courtesy: Ostlicht, Wien.

21세기 현대건축 왜 다시 정사각형 미학인가?

Cubitecture in the 21st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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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5번가 767번지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와 큐브 설치물. Bohlin Cywinski Jackson Architects 설계, 2006년.

1974년에 루빅스 큐브를 디자인한 헝거리 출신의 건축가 에르뇌 루빅(Ernö Rubik)은 단순함과 복잡함을 동시에 상징하는 큐브의 추상성에 매료되어 이 세계 베스트셀러 장난감을 개발했다.

정육면체 또는 큐브(cube)란 4개의 동일한 길이의 직선이 모여 4개의 직각을 형성해 만들어진 정사각형이 서로 맞닿아 6면으로 구성된 기하학적 입체 모형이다.

인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건대, 인류는 언제나 정사각형에서 마술적 매력을 느끼고 건축, 미술, 음악 등 예술의 영감을 삼아왔다. 이미 서구 문명의 발상지 고대 그리스에서는 그 오래전 부터 정사각형이라는 기하학적 형태를 두고 많은 관심을 기울였었다. 그리스 철학자들과 수학자들은 그 특유의 수학적 특성에서 정돈된 아름다움, 절대순수성, 시대를 초월하는 영원불변의 상징을 부여했다.

고대 로마시대에 건축된 파르테논(Parthenon) 신전 또한 고대 그리스식 건축 모형을 그대로 본따서 건물벽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똑같은 정사각형 지면 위에 반원형 돔을 얻어 지은 다름아닌 정육면체 건축물이다. 고대 인도 베다시대의 경전에 따르면 가장 마땅한 제단은 정육각형이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만큼 인류는 고래로부터 정육각형에 종교적인 신성함이 담겨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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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지에가 1928년 디자인한 LC2 팔걸이 안락의자. 현재도 이탈리아의 가구생산업체 카시나(Cassina)에서 생산판매되고 있는 고전 가구 아이템.

토목기술에 정통했던 고대 로마인들은 건축도면 상에서만 정사각형의 기하학 원리를 응용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그리스인들이 앞서 개발한 테세라 공법(tessera, 돌맹이를 삼각형이나 사각형으로 깍아 나란히 배열하는 기법)을 정교화시켜 만든 돌 큐브 원리를 응용, 로마인들은 건물 바닥 장식용 유리 타일 모자이크 공법과 2천 넘는 지금까지도 끄떡없이 견고한 로마식 도로공법에 활용했다.

일찍이 19세기 말엽 모더니즘 물결 속에서 건축가들은 가장 완벽한 형태에 대한 모색으로 정사각형을 응용했다.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요제프 호프만(Josef Hoffmann)이나 스위스의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는 정사각형을 자연 속에서 가장 정제되고 순수한 형태로 보고 건축과 인테리어 실험에 활용했다. 특히 미스 반 데어 로헤는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에 널리 활용한 큐브 건축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정육면체가 자아내는 형태적 완벽성(perfection) 측면 덕분에 예로부터 건축가들은 종교 건축이나 기념물 설계에 즐겨 도입해 왔다. 20세기 후반기 현대 건축가들은 특히 진지한 건축 프로젝트에 정육각형 미학을 활용했다. 예컨대 모더니즘의 기반 위에서 전후 유럽 신합리주의 건축론을 창시한 알도 로씨(Aldo Rossi)는 일찍이 1971년에 육중한 큐브 형태의 산 카탈도 묘지로 건축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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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도 로씨가 설계한 이탈리아 모데나 시의 산 카탈도 묘지.

이어서 근 20년 후, 덴마크의 오토 폰 슈프레켈센 (Otto von Sprechkelsen)은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라데팡스에 세운 정육각형 기념비(1989년 완공)로, 프랑스의 스타키텍트 쟝 누벨(Jean Nouvel)은 2002년 스위스 엑스포를 기해 설계한 모노리트(Monolithe)로 신비로운 정육각형 건물을 소개했다.

21세기에 접어들어 유독 정사각형과 정사각형을 3차원화시킨 정육면체를 영감의 원천으로 한 건축 디자인이 전세계 곳곳 도시와 일상공간을 메꿔나가고 있다. 최근 트렌트헌터 제러미 거셰는 글로벌 건축계의 대세적인 추세는 큐브 아키텍쳐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기업체 사무용 건물, 주상복합형 건물, 그리고 주거용 아파트 개발 프로젝트로 같은 실용적 건축물로 확대해 널리 활용하는 추세다.

정육각형과 정방형을 다양하게 응용한 건축 형태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단연 단순함, 합리성, 구조의 내연성, 최적의 공간활용력으로 주변 환경과 기존 건축물과 잘 조화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수학적인 분석에 따르면, 큐브 건축은 모듈화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 환경의 변화나 상황적 필요에 따라 좌우상하로 공간을 확장하기에도 수월하고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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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MVRDV 건축사무소가 설계한 미라도르 빌딩(Mirador Building)은 2005년 스페인 마드리드 시 외곽 산치나로에 자리한 22층 높이의 거주용 아파트.

순수형태를 향한 실험, 조형적 언어, 미적 만족을 향한 도전 겸 공간활용을 위한 해결책으로써 정육방체를 포용하는 건축가들과는 달리, 정육면체는 특유의 형식적 단순함 때문에 일부 인문학자들 사이에서는 의심과 경계의 대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정육방 공간 속에 갖혀 지내는 인간은 필히 정신병에 걸린다고 경고하기도 했는가 하면, 빈첸초 나탈리 감독이 만들어 1997년에 개봉되었던 컬트 영화 『큐브(Cube)』는 정육각형 방에 갖혀 하나씩 죽어가는 6인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빗대어 정사각형 평면과 정육방체로 상징되는 사회 제도 내지는 카프카풍 관료적 틀에 갖혀 허우적대는 현대인들의 운명을 은유적으로 논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사각형과 큐브 미학은 글로벌 건축계와 일반인들의 시선을 당분간 계속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정사각형과 큐브가 지니는 형태적 매력과 간결성은 정보, 재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정돈된 환경과 졍결한 감각을 선사할지도 모른다.

아쿠아리움 건축 과거와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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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체르마예프가 설계한 포르투갈 리스본 오셔나리움(Lisbon Oceanarium). Photo: Axel Bührmann.

경험지향적 아쿠아리움에서 휴식과 명상의 공간으로

생명을 지닌 진귀한 야생 동식물을 곁에 두고 감상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은 일찍이 고대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인들은 바다 돌잉어를 잡아다가 대리석으로 깎은 어항에 담아두고 보았다. 그런가하면 중국에서는 14세기에 명나라 홍무제가 도자기 어항 속에 금붕어를 키우는 것을 즐겼다 한다. 예로부터 색상이 찬연하고 헤엄치는 몸동작이 우아한 코이 잉어에서 작은 금붕어에 이르기까지 물고기를 바라보는 것에서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식 아쿠아리움 또는 해양박물관에서 유리 또는 강화 아크릴 투명판을 통해서 수중 동식물과 어류를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 인공 아쿠아-비바리움(Aqua-vivarium) 또는 아쿠아리움(Aquarium)의 원형은 그보다 훨씬 훗날인 19세기에 와서야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한다.

1836년 나타니엘 백쇼 워드 박사가 작은 유리 탱크 속에서 희귀 동물과 식물을 키울 수 있다고 제안한 이래, 로버트 워링턴은 나무나 금속골조와 다리 위에 옆면을 유리판으로 막아 만든 직사각형 또는 육각형 용기 속에 금붕어, 거머리말초, 달팽이가 공존하는 최초의 안정된 인공 수중환경을 조성했다.

곧이어 아쿠아리움은 1851년 런던 세계박람회의 센세이션으로써 각광받았고, 곧 1853년에 런던 동물원에는 처음으로 인조 수중환경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를 관람할 수 있는 수족관인 피시하우스(Fish House)가 문을 열었다.

20세기에 접어들어, 전기공급의 대중화 덕택에 아쿠아리움 관리가 용이해 진데다 타르와 실리콘 재료를 이용한 우수한 아쿠아리움 밀폐기술이 개발된 이후로 전세계 곳곳에서 대중 관람 및 교육을 목적으로 해양박물관과 수족관 시설이 속속 등장했고, 덩달아 일반인들 사이에서까지 집안 공간을 장식하는 실내장식용 요소로 인기를 끌기에 이르렀다.

특히 1990년대와 21세기가 초엽 사이, 경기 호황 분위기 속에서 첨단 건축 설계 기술과 재료 기술이 널리 응용화되면서 전세계 곳곳에서는 전에 없이 초대형화, 스펙터클화, 경험지향화된 아쿠아리움과 해양박물관들이 속속 건설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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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닝 라르센 건축사무소 설계로 조지아 공화국(그루지야) 바투미 해안에 2010년 착공한 바투미 아쿠아리움 (Batumi Aquarium).

독일 베를린에서 2004년 개장한 아쿠아돔(AquaDom)은 래디슨 블루 호텔 내의 엘리베이터를 감싸고 있는 세계 최대의 높이 25미터의 원통형 수족관으로, 1백만 리터의 물의 압력을 이겨낼 수 있는 초강력 투명 아크릴 소재와 컨테이너 기술이 투입된 기술력을 자랑한다.

2005년에 미국 조지아 주의 수도 아틀랜타 시에서 새로 개장한 조지아 아쿠아리움(Georgia Aquarium)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박물관임을 자랑한다. 조지아 아쿠아리움은 본래 미국의 대형 주태 자재 및 수리 유통업체인 홈 데포(Home Depot)의 창업자 버니 마커스(Bernie Marcus)가 사재 200,000,000달러를 헌사해 3-D 감흥을 주는 스펙터클과 실감나는 바닷속 경험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어 만든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이 박물관이 보유중인 어류와 해양동물의 수는 10만 가지가 넘고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해서 입장한 방문객이 이 아쿠아리움을 다 둘러보려면 평균 4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마커스가 아끼는 자가용 요트의 모양을 본따 설계되었다는 조지아 아쿠아리움 건물은 기학학적으로 재구성된 거대한 배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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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레죠 칼라브리아 시에 시공중인 레지움 워터프론트 (Regium Waterfront) 해양박물관 겸 공연문화센터 건물의 렌더링. 2007년 착공을 시작해 오는 2015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불가사리의 완벽한 좌우대칭적 기하학성에서 영감받아 디자인되었다. Design & Photo: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 (Zaha Hadid Architects).

최근 국제 유명 건축사무소들의 설계 주도로 건설중인 해양박물관들은 기하학적으로 한결 정제된 외관과 문화시설이 결합된 다목적형 공간을 추구하는 추세다.예컨대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가 디자인해 공사에 한창인 레지움(Regium)은 그런 예다. 헤닝 라르센 건축사무소(Henning Larsen Architects, 덴마크) 설계로 조지아 공화국(그루지야) 바투미 해안에 2010년 착공한 바투미 아쿠아리움(Batumi Aquarium) 건물은 바투미 항구에 거대한 돌맹이 형상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 해양박물관 건물은 총 4부분 특별전시장으로 구성될 것이며 지중해, 흑해/홍해, 아아게해, 인도해 등 4대 매우 독특한 해양생태의 대표적인 해양동물과 어류가 전시될 예정이다. 이 박물관 건물 중앙부에 집결되어 있는 놀이공간, 레스토랑, 뮤지엄숍, 휴식공간은 방문객들이 해양박물관을 휴식과 명상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써도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한다. 첨단 건축 환경을 선도하고 현대인의 시대정신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성공적인 해양 건축을 디자인하는데 염두해 두어야 할 책임과 도전거리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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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틀랜타 시에 있는 조지아 아쿠아리움. 건축 설계: TVS. Photo: Georgia Aquarium.

미국 매사추세츠 주 뉴 베드포드 오셔나리움(Oceanarium)과 버지니아 해양과학박물관(Virginia Marine Science Museum) 등 전세계 곳곳에 첨단 아쿠아리움 건축과 실내디자인을 여러차례 수행해 온 해양건축 전문가 피터 체르마예프(Peter Chermayeff)에 따르면, “아쿠아리움 디자인은 여러 분야 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수많은 전문분야를 섭렵한 후에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설계자로 하여금 그 어느 디자인 분야 중에서도 가장 다분야적 역량을 요한다”고 경고한다.

또 아쿠아리움이란 야생 해양 환경에서 살아가는 각종 어류와 해양동물들이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의 보살핌과 주의를 요한다는 측면에서 생태적 책임감이 막중한 제도기관이기도 하다. 그만큼 아쿠아리움 디자인은 담당할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수압을 견딜수 있는 대형 어항 구조 설계 및 신재료 개발(예컨대, 초대형 아크릴릭 소재 어항벽 기술) 등 면밀한 수학 및 공학적 측면의 설계작업 말고도 해양생물들의 생태계는 물론 행동습성에 대한 지식을 정통한 후 야생 해양 환경과 가장 가까운 인공 해양 생태계를 조성해 내야 한다고 체르마예프는 강조한다.

대형 어항속 상어들은 장애물 없이 자유롭게 헤엄을 칠 수 있는지, 작은 물고기들이 큰 물고기들의 공격으로부터 피신하거나 휴식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는지, 수중 온도와 화학적 균형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수중 폐물은 정기적으로 정화되는지 등 현재까지 건축계가 구축해 온 아쿠아리움 디자인에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은 이미 이루어진 부분도 많다.

허나 아직도  해양학자, 환경전문가, 특히 야생해양생물들의 행태를 제일 잘 아는 어부들로부터 조언을 얻어 개선해 나가야할 영역이 더 많이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아쿠아리움은 유독 생명에 대한 존중과 신중함을 요하는 건축 분야다.

건강과 행복의 건축

Lelé – Architect of Health and Happiness

브라질의 유토피아를 설계한 건축가 – 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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렐레(Lelé) 《사웅 호제 데 리바마르 예배당(Sao Jose de Ribamar Chapel)》 Photo: Instituto Lina Bo e P. M. Bardi, from the publication: João Filgueiras Lima – Lelé, Publisher: Blau.

2012년은 건축의 거장 오스카 니마이어와 더불어서 20세기 브라질을 대표하는 근대 건축 대가의 한 사람인 렐레 (본명은 조아우 필구에이라스(João Filgueiras Lima)가 건축가로서의 첫 발을 내디딘지 50년이 되는 해. 네덜란드 건축 연구소(The Netherlands Architecture Institute, 이하 NAI)에서는 2012년 10월26일부터 2013년 2월3일까지 건축가 렐레의 사회참여주의 건축 세계를 조망해 본다.

건축계에서 렐레(Lelé)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필구에이라스는 리오 데자네이로에서 미술 공부를 마친 직후 1950년대부터 건축계에 첫 명함을 내밀었다. 때는 건축가라면 누구라도 부러워할만한 행운의 호기로 사민주의파 브라질 정부가 수도 브라질리아를 새로 건설하기 시작할 1950년대 말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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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리아에 있는 《포르투갈인 협회 건물(Portuguese Association) Photo: Instituto Lina Bo e P. M. Bardi, from the publication: João Filgueiras Lima – Lelé, Publisher: Blau.

초창기 순수미술을 공부하면서 배운 그림그리기 재주 덕분에 브라질 퇴직연금연구소(IAP) 설계작업 제도공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 후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중엽까지 렐레는 정부와 대기업으로부터 수많은 건축 프로젝트를 수주받아 작업하면서 디스브라베-볼크스바겐 자동차 본부, 코디페-메르체데스 벤츠 자동차 공장의 건축 설계를 담당해 브라질리아에 유치시켜서 유명해졌다.

1970년대 이후부터는 그의 명성이 해외로 알려지면서 국제 건축계에서도 본격적인 이력을 쌓기 시작했는데, 그의 건축에 나타난 특유의 미래주의적인 미학과 유토피아적 비젼 덕분에 특히 동유럽 사회주의권 국가들로부터 건축 설계 요청을 다수 받기도 했다.

당시 브라질의 한정된 자원과 예산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장기적 안목과 드높은 목표달성을 추구했던 야심찬 쿠비체크 대통령 (Juscelino Kubitschek de Oliveira)로부터 새 수도 브라질리아를 이상적인 유토피아 도시로 개발하라는 지시를 받고, 렐레는 동시대 동료들인 그 전설적 브라질 출신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 (Oscar Niemeyer)와 도시 토목 지휘자 루치오 코스타 (Lucio Costa)와 나란히 거창한 건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유토피아 도시 브라질리아 건설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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렐레(왼쪽)와 동료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오른쪽). Photo: Instituto Lina Bo e P. M. Bardi, from the publication: João Filgueiras Lima – Lelé, Publisher: Blau.

이 시대 브라질 건축에 기여한 렐레의 가장 두드러진 업적이라 한다면 뭐니뭐니해도 철근 콘크리트 자재를 잘 활용할 줄 안 시공적 안목과 산업시대 공산 제품을 짧은 시간 내에 대량생산해 낼 수 있도록 설계한 저렴하고 획기적인 공장 생산시스템을 개발했다는 점일 것이다.

예컨데, 콘크리트는 철근과 주형만 있으면 그 어떤 기상천외한 형태의 건물이라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조형적 융통성 때문에 렐레를 포함한 전세계 수많은 20세기 건축가들이 가장 널리 활용하고 정통했던 건축용 재료다. 그런가하면 태양이 강렬하고 일조량이 많은 천혜의 날씨 조건을 자랑하는 브라질의 환경 덕분에 자칫 칙칙하고 무정해 보이기 쉬운 콘크리트 건축물은 태양 아래 미묘한 명암의 댄스를 추며 형태와 질감 면에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건축 자재 활용과 시공방식은 비용 절감 면에서나 환경보호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 오늘날, 건축계에서 렐레의 브라질리아 건설기의 건축 사례들은 반 세기가 지난 요즘에 와서도 현대 건축가들에게 탁월한 건축가는 재료와 시스템 분야까지 정통한 후 건축 설계에 응용할 줄 아는 자임을 다그친다.

Personal - Lele at work

시공 현장에서 작업중인 렐레(가운데)의 모습. Photo: Instituto Lina Bo e P. M. Bardi, from the publication: João Filgueiras Lima – Lelé, Publisher: Blau.

예컨데, 콘크리트는 철근과 주형만 있으면 그 어떤 기상천외한 형태의 건물이라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조형적 융통성 때문에 렐레를 포함한 전세계 수많은 20세기 건축가들이 가장 널리 활용하고 정통했던 건축용 재료다.

그런가하면 태양이 강렬하고 일조량이 많은 천혜의 날씨 조건을 자랑하는 브라질의 환경 덕분에 자칫 칙칙하고 무정해 보이기 쉬운 콘크리트 건축물은 태양 아래 미묘한 명암의 댄스를 추며 형태와 질감 면에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또 이 때 그가 디자인한 공장 생산 시스템은 급속한 산업 성장에 한창이던 당시 브라질 경제에 기여했다는 점일테다. 렐레가 1980년대에 와서 집중적으로 건설한 공장들 중에서도 특히 리오데자네이로에 있는 “학교 공장”에서는 학교 설비에 쓰일 책상, 걸상, 학교 장비, 문구용품 등 교육에 필요한 각종 제품들을, 또 살바도르에 건설한 “도시용 장비 공장”에서는 계단, 난간, 배수구, 걸상, 도로표지판 같이 신개발될 도시와 건물에 두루 사용되는 필수 장비들을 대량 생산 해냈다.

특히 건축계에서는 그가 발명한 새로운 생산방식 설계가 브라질 생산력 증대와 경제 발전에 끼친 유익한 영향 말고도 그가 설계한 공장 건물 시공방식과 에너지 절감식 설계법을 혜안적인 사례로 꼽는다. 예컨대, 건축 자재나 재료를 건설 현장으로 한결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운송하고 재가공에 편리하도록, 렐레는 재료 연구 끝에 무게가 훨씬 가벼운 배합 모르타르재(reinforced mortar)를 개발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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렐레가 설계한 사라 쿠비체크 병 리오데자네이로 분원 건물. Photo: Nelson Kon, from the publication: A arquitetura de Lelé: fábrica e invencão, Publisher: Imprensa Oficial.

일명 ‘건강과 행복의 건축가’로도 불렸던 렐레는 건축가로 활동하는 동안 주로 정부 주도의 건축 및 도시설계 사업 프로젝트라는 막중한 과제가 주어졌던 이유로 해서 어떻게하면 건축을 통해서 브라질이 당면한 사회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까를 화두로 한 기능성 위주의 건설과 시공 실무를 해왔다.

렐레는 인간의 행복과 건강을 증진시키고 싶은 강한 욕망을 원동력 삼아 설계에 임했던 인간중심적 건축을 창조하고 싶어했다. 브라질 특유의 빈민 거주형태로서 악명높은 파벨라로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출입할 수 있도록 고안해 디자인된 보행통로 라든가 치유를 도모하는 병원 건축물은 그같은 좋은 예다.

1980년대, 렐레는 환자들의 쾌속 회복을 돕기 위해 브라질 여러 도시에 분설된 사라 쿠비체크 정형과 전문병원(Sarah Kubitschek Hospitals) 건물에마다 수준높은 통기 시스템과 자연광 조명 시설을 구축해 이후 브라질 전역에 두루 새로 지어진 행정사무소나 보건소 시공의 모범이 되었다. All Photos Courtesy: The Netherlands Architecture Institute, Amster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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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 미술 – 모더니즘 시대 예술 발명품

추상 미술이 발명된 시대, 1910-19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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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칸딘스키, Impression III (Concert), 1911년, Oil on canvas 30 7/8 x 39 9/16″ (77.5 x 100.5 cm) Städtische Galerie im Lenbachhaus, Munich.

INVENTING ABSTRACTION, 1910–1925 모더니즘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모더니즘 미술이란 무엇인가? 20세기 모더니즘은 인류 역사상 과거 그 언제 경험하지 못한 전격적으로 새로운 시대적 개념이었으며 그 결과 미술 영역에서도 그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현상을 일으켰다.

20세기 모더니즘이란 어떤 시대였는가? 그리고 모더니즘 미술을 발명하고 이끈 미술가들은 누구였으며 미술을 어떤 방향과 형태로 이끌었을까? 뉴욕의 근대미술관 (Museum of Modern Art)은 근대 모더니즘이 어떤 방식으로 세계사 속에서 미술의 법칙을 근원적으로 뒤바꾸고 변형시켰는지 약 350점의 미술작품을 전시하며 그 특성과 전략을 파헤친다.

1. 시초부터 추상미술은 지극히 국제적인 성격의 예술운동이었다 –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엽 서구의 근대기는 국경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던 사람들이 도서, 신문, 극장, 전시회등 같은 근대적 미디어와 발표무대를 통해서 독특한 발상, 이미지, 철학을 활발하게 교류하던 국제 현상으로 그득했다. 효율적인 대중교통과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시대에서 창조작업을 하는 현대 미술가들의 창조 및 발표 문화는 이미 20세기 초엽에 구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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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티섹 쿱카, Localization of graphic motifs II, 1912-13년, Oil on canvas, 6′ 6 3/4″ x 6′ 4 3/8″ (200 x 194 cm) framed: 81 1/2 78 1/8 x 1 15/16″ (207 x 198.5 x 5 cm)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Alisa Mellon Bruce Fund and Gift of Jan and Meda Mladek.

파블로 피카소 (1881-1973)는 바실리 칸딘스키 (Vasily Kandinsky, 1886-1944), 로베르 들로네 (Robert Delaunay, 1885-1941), 프란티섹 쿱카 (František Kupka, 1871-1957) 같은 선구자들이 일찍이 1910년대 초에 제시한 추상미술 작품들을 보고 그로부터 영향받아 약 십오년이 지나서 후기 큐비즘을 탄생시켰다.

2. 모더니즘 추상미술은 예술의 여러 타분야를 포용∙응용했다 – 모더니즘 미술가들은 새로운 미술을 탐색하기 위해서 미술 바깥은 다른 예술 영역들, 예컨대 음악, 무용, 시 등으로부터 새로운 예술 언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르놀트 쇤베르크 (Arnold Schönberg)와 루이지 루쏠로 (Luigi Lussolo)가 작곡한 악상, 블레즈 상드라르 (Blaise Cendrars), 기욤므 아폴리네르 (Guillaume Apollinaire), 알렉세이 크루체닉 (Aleksei Kruchenzkh), 쟝 아르프 (Jean Arp), 트리스탄 차라 (Tristan Tzara)의 실험주의 시 낭송회, 칸딘스키, 아폴리네르, 크루체닉, 차라, 아르프가 합동창작으로 만든 미술책은 바로 그런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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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 미술의 발명은 한 두명의 비젼가가 창조한 것이 아니라 여러 다른 나라와 각양각색의 예술 분야에 종하하던 수많은 예술가들과 지성인들의 네트워크(network) 사이에 발상이 오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협력의 결실었다.

3. 모더니즘 추상미술은 여러 도시에 분산되어 다양한 예술철학을 주창하던 여러 선구적 미술인들의 네트워크와 협력의 결과로 탄생했다 – 미술인 네트워크 속의 핵심 “커넥터들” (key connectors)은 카리즈마적인 사교술을 활용해 모더니즘 발상을 널리 전파하는 역할을 했다 – 예컨대 칸딘스키, 필립포 토마소 마리네티 (Filippo Tommaso Marinetti), 아폴리네르, 차라,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Alfred Stiglitz)는 문예지 편집자나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면서 방대한 미술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 다이어그램은 이 전시회에 전시중인 근대기 예술가들 사이의 예술적 및 사적 관계를 그림으로 옮겨 놓고 있는데, 특히 빨강색으로 표시된 예술가는 여러 예술가들과 핵심 연결지점 역할을 하며 신시대 근대 예술의 조형언어 발달에 크게 기여한 핵심 인물들이다. 1910-25년 사이 이들 예술가들 사이에 오고 간 교류 횟수는 각종 역사적 자료를 통해서 확인된 것들로서, 근대기 모더니즘 미술은 여러 예술인들이 참여한 공동작업 (collaboration) 또는 협력의 결실임을 입증한다. 이 다이어그램은 이 전시 큐레이터 팀 및 컬럼비아 비즈니스 대학원 폴 잉그램 (Paul Ingram) 교수와 미탈리 바너지 (Mitali Banerjee) 박사과정생의 공동 작업으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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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 Music–Pink and Blue No. 2, 1918년, Oil on canvas, 35 x 29 1/8″ (88.9 x 74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Gift of Emily Fisher Landau in honor of Tom Armstrong.

이들 핵심 커넥터들은 놀랍도록 발넓은 예술계 인적 풀 (pool)을 갖춰두고 필요에 따라 작품 청탁, 주문, 지원활동을 했다. 오늘날 예술 매체 편집자, 미술전시기관 큐레이터, 문화행사 기획자들은 이 근대기 핵심 커넥터들의 후신이다.

근대 추상 미술과의 평행선상에서 – 근대 추상 음악의 탄생, 1910-1925년 1910-1925년 사이 유럽 고전음악계에서는 이전에 듣지 못했던 새로운 사운드가 탄생했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작곡가 쇤베르크와 베베른이 가장 먼저 시리얼리즘 음악을 소개했고, 이어서 스트라빈스키는 무리듬 음악을, 데뷔시와 바레즈는 소닉 사운드를 발표해 고전 음악계의 전통에 찬물을 끼얻은 음악계의 음악타파자들이라는 명성을 굳혔다. 그들의 선구적 음악 사운드는 Q2 Music 에서 감상할 수 있다.

모더니즘 추상 미술의 본모습을 파헤치는 이 전시를 통해서 관객들은 왜 어떻게 현대미술이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는가 그 근원을 엿볼수 있으리라. 전시 기간은 2012년 12월23일부터 2013년 4월15일까지. ♦ Photos courtesy © 2011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유기적 건축에서 조화로운 가구로

알바 알토의 가구 디자인

portrait-alvar-aaltoALVAR AALTO 핀란드 고유의 목공예 전통을 이어받아서 일찍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유할 것을 주창한 이른바 “유기적 건축(Organic Architecture)” 정신의 대표적인 옹호자였던 알바 알토(1898-1976). “인도적 모더니즘(Human Modernism)”으로도 알려져 있는 알토의 디자인은 자연, 건축, 디자인, 그리고 인간 사이의 조화로운 대화를 화두로 삼는다.

아름다움이란 기능과 형태가 조화롭게 결합된 것 (Beauty is the harmony of purpose and form.) – 알바 알토, 1928년.

일찍이 초기 건축가 시절부터 스스로를 코즈모폴리탄 지성인이자 ‘세계적 수준의 건축가’라 자칭했던 알바 알토는 비행기 탑승에 늦게 도착하면 의례 핀란드 항공사 승무원들과 탑승객들이 항공기 이륙 시간이 지연되는 것도 마다않고 이 위대한 건축가 선생이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기꺼이 기다려주었을 정도로 생전 국가적인 영웅 취급을 받곤 했는데, 그는 국민들이 그를 향해 베풀어준 그같은 대우를 태연작약하고 당당하게 누린 일면 뻔뻔한 자존가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1924년 알바 알토 건축사무소를 설립하며 건축가로 데뷰한 때는 핀란드가 스위덴으로부터 독립하여 신시대 핀란드의 아이덴티티 구축에 한창이던 핀란드 문화 르네상스기이자 건축사업 황금기였다. 그 덕분에 알토의 건축 사무소에는  건축 디자인 수주가 끊기지 않고 물밀려 들어왔다. 특히 비이푸리 시립도서관(Viipuri City Library, 1927-35)과 파이미오 결핵 치료요양소(Paimio Tuberculosis Sanatorium, 1929-33)는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국제 모더이즘 양식을 취하되 알토 고유의 해석력과 인간존중적 휴머니즘이 담긴 작업으로 오늘날 건축사에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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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알토가 파이미오 요양소 실내장식을 위해 디자인한 파이미오 팔걸이 의자 41번. 라미네이트 목판 굴곡 공법을 응용한 목재 캔틸레버 의자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Photo courtesy: Jacksons Design, Stockholm-Berlin.

알토는 파이미오 요양소 건물 실내 장식에 임할 당시, 특히 디테일 면에서 디자이너가 아닌 환자의 입장을 깊이 고려하는 시점의 변화를 가했다. 실내 환경은 카나리아 새를 연상시키는 노랑색으로 밝고 차분한 분위기로 연출했고, 금속재 세수대에서 물 떨어지는 소음이 환자들의 청각을 거스르지 않도록 수도꼭지와 세수대도 세심하게 디자인했다.

결핵으로 호흡이 힘겨운 환자들에게 한결 안락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금속 대신에 주형 목판을 의자의 주소재로 사용했다. 요즘처럼 사용자 편의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널리 일반화되어 응용되고 있는 시대에 환자의 시점에서 병원과 실내를 디자인한다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이냐 하겠지만, 환자를 격리, 감시, 처치의 대상으로 여기던 백 여년전 의료 문화의 관점에 비하면 당시 알토의 시점은 분명 인간존중적이었다.

1930년대초부터 본격적으로 목재를 활용한 기능주의 건축과 가구 디자인을 시작했다. 특히 그의 가구 디자인은 라미네이트 굴곡 공법으로 휘어진 나무소재를 이용한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 형태가 특징적이다. 알토는 독일 바우하우스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가 창안한 철관으로 만든 캔틸레버 의자에서 깊은 감명을 받고는 이 의자를 목재로 재해석한 의자를 고안했는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파이미오 팔걸이 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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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푸리 시립도서관 설계 당시 디자인한 등받이 없는 의자와 트롤리 테이블. Photo courtesy: Jacksons Design, Stockholm-Berlin.

1930년대 중엽, 알토는 핀란드 국민들 사이에서는 국가대표급 건축가로 높이 존경받고 있었지만 어쩐지 모르게 발터 그로피우스가 주도한 독일 바우하우스 운동으로부터 밀려온 국제 경쟁에서 다소 밀리며  중요한 건축공모전 당선을 연거푸 놓치게 되면서 건축 수주도 주춤해졌다.

잠시나마 의기소침해진 알토는 1935년 아내 아이노와 함께 수도 헬싱키에서 벗어난 교외마을 문키니에미로 이사한 후 가구용품 회사 아르텍(Artek)을 설립했는데 이 회사는 지금까지도 알토의 고전적 실내장식용 가구와 장식용품을 생산판매해 오고 있다.

그러나 그의 슬럼프기는 1937년, 헬싱키 중심부에 있는 사보이 레스토랑의 실내장식 수주를 받는 것으로써 종지부를 찍고 제2의 알바 알토 황금기 출발을 맞이했다. “젊은 에스키모 여성이 입는 가죽 바지”의 모양새에서 영감을 받아서 디자인한 곡선모양의 그 유명한 디자인 아이콘 “사보이 꽃병”(1937년 디자인)은 바로 이 사보이 레스토랑 디자인에 쓰이기 위해서 디자인된 것이었다.

또 이 때부터 알토는 핀란드 갑부들로부터 수주를 받아서 개인 주택을 설계하는 일을 다수 맡았는데, 통나무, 유리, 금속, 콘크리트 기둥, 잔디 지붕 등 근대적 소재를 결합시킨 알토 특유의 건축 미학을 한껏 발휘했다. 이어 1939년 핀란드를 대표해 뉴욕 근대미술관서 열린 뉴욕 세계 국제 박람회에 참가한 알토는 핀란드의 숲에서 영감받은 핀란드관 건물 디자인을 소개해 남 칭찬 잘 안하기로 소문 자자했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로부터 ‘천재적’이라는 격찬까지 받았다.

스웨덴과 독일에 두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20세기 디자인 전문화랑 잭슨스(Jacksons)에서는 2012년 9월부터 12월까지 핀란드의 전설적인 모더니즘 건축가 겸 디자이너 알바 알토의 가구, 조명, 유리 디자인 용품을 선별하여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