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December 2004

봄베이 사파이어가 유혹하는 푸른 유리방

THE BOMBAY SAPPHIRE BLUE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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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봄베이 사파이어 유리 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거뭐진 영국 출신의 디자이너폴 카크세지의 설치물 「사파이어 & 토닉 (Sapphire & Tonic)」

사파이어 보석을 연상시키는 투명하고 신비로운 푸른 유리병 패키징으로 잘 알려져 있는 양주 브랜드 봄베이 사파이어 (Bombay Sapphire®). 우리나라에서도 칵테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능히 한 두 번쯤은 보고 듣고 맛보았을 만큼 어지간히 잘 알려져 있는 봄베이 사파이어는 영국에서 생산되어 전세계로 수출되는 100% 스코틀란드산 진(gin)을 주성분으로 한 증류주(酒)로 마르티니 칵테일을 만드는데 즐겨 쓰인다.

압솔룻 (Absolut) 보드카 주, 핀란디아 (Finlandia) 보드카 주, 사진 광고 캠페인으로 유명한 바카르디-마르티니 (Bacardi) 럼 주 등과 나란히 전세계 대량생산 주류 브랜드 시장을 압도해 오는 동안 봄베이 사파이어는 진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블러디메어리나 메트로폴리탄 같은 보드카 성분을 위주로 하는 칵테일의 맛까지 한결 증강시켜 주는 데에도 안성마춤인 칵테일 바의 필수 아이템이자 진열용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진이라는 매우 전통적인 주류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사각형 모양의 청색 병 패키징 덕분에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디자인 감각에 성공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봄베이 사파이어는 유리 디자인 분야에 적극 투자하기 위해서 이미 2001년 부터 론 아라드 (Ron Arad), 니콜 파리 (Nicole Farhi), 톰 딕슨 (Tom Dixon), 마크 뉴슨(Marc Newson) 등을 위원회로 참석시키는 디자인 재단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2년부터는 봄베이 사파이어 유리 디자인 공모전을 공식 개최하여 신진 유리 디자이너 발굴에도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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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우드먼 (Rachael Woodman) 디자인의 「파수꾼들 (Watchmen)」

덕분에 유리 제품 애호가들과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은 푸르른 봄베이 사파이어의 병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유리 디자인 제품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2004년]로 3번째를 맞은 봄베이 사파이어 유리 디자인 공모전에서는 전세계에서 모여든 국제급 중견 디자이너들이 출품한 환상적인 유리 제품들이 본선에 올라서 1등을 차지하기 위한 각축을 벌였다.

당선작 결정을 앞둔채 건축가 겸 디자인 예술가 론 아라드, 대니 레인 (Danny Lane), 네덜란드 출신의 토르트 보온체 (Tord Boontje), 뉴질랜드 출신의 앤 로빈슨 (Anne Robinson), 호주의 스톳 체이즐링 (Scott Chaseling), 그리고 2003년의 대상 수상자인 폴 카크세지 (Paul Cocksedge)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여주는 전시가 호주 시드니에 있는 파워하우스 과학+디자인 박물관 (Powerhouse Museum)에서 열린다.

이제 마르티니로 섞어 만든 칵테일을 아름다운 봄베이 사파이어 유리 디자인 제품과 곁들여 즐겨 봄은 어떨까.

All images are part of The Bombay Sapphire Blue Room & Martini Cocktail Culture exhibition at the Powerhouse Museum.

※ 이 글은 본래 LG 인테리어 사보『공간사랑』 지 2004년12월호 글로벌 디자인 뉴스 컬럼에 실렸던 글임을 밝혀둡니다.

조지 나카시마 목공장인

GEORGE NAKASHIMA – NATURE, FORM & SPIRIT

자연과 영혼의 만나 꾸미는 실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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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대전중1942년 아이다호주에 있는 수용소 생활을 하면서 목공일을 멈추지 않았던 중년의 조지 나카시마의 모습. Courtesy of Marion Nakashima

조지 나카시마 (中島勝寿, George Nakashima)는 향년 96세라는 짧지 않은 예술 생활 끝에 1990년에 생을 마감한 일본계 미국인 가구 디자이너. 20세기 중반기에 가장 활발한 활동 경력을 펼쳤던 나카시마는 일본식 가내 목공예 정신을 이어 받아 미국식 생활 방식에 응용하여 일본식 목공예 미학과 미국 디자인의 오묘한 미학을 구축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에서 조지 나카시마가 가구 공예와 디자인 분야 애호가들 사이에서 널리 화재거리가 되기 시작한 때는 그가 사망하고 난 10여 년 후인 최근에 공예 및 디자인 예술 경매 시장에서 그의 작품들이 전에 없이 비싼 가격에 낙찰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고요하고 명상적인 분위기로 정평나 있는 목공예 가구 예술가 조지 나카시마의 젊은 시절은 격동의 20세기 전반기의 역사와 더불어서 굴곡도 많았다. 세계 대2차 대전 적군 패전국 일본인 출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중년의 나카시마는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미국 아이다호주 미니도카에 있는 포로 수용소에서 감옥수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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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목가구 기술과 미국식 단순함의 미학이 결합된 조지 나카시마의 목가구 가구 용품들로 데코레이션된 코노이드 거실 광경. Photo by Ezra Stoller © ESTO

그의 작품 활동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때는 1945년 전쟁이 끝날 무렵 직후. 미국시민으로 거듭난 나카시마는 젊은 시절부터 프랑스, 일본, 인도 등을 여행하면서 익혀 온 목공예 기술과 미국 북서부에서 발견한 셰이커 (Shaker) 청도교들의 단순간결한 가구 디자인을 접목시킨 밀크 하우스 테이블 (Milk House Table) (1943년)과 슬랩 커피 테이블(1945년) 같은 초기작을 선보였다.

조지 나카시마의 대표적 명품작이라 하면 1960년대부터 줄지어 제작된 ‘코노이드 (Conoid)’ 가구 시리즈. 흑호도나무로 소재로 격자형 다리 모양을 한 원뿔형 모양을 한 코너용 테이블(1960년)이라든가, 코노이드 벤치형 의자(1989년)가 대표적이다. ‘밍구렌 (Minguren)’시리즈로 발표된 각종 참나무 소재로 된 테이블과 조명등 디자인은 원목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려서 미국적인 모던함과 조화시킨 대표작들이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리틀 도쿄에 위치해 있는 일본-미국 국립 미술관에서는 조지 나카시마의 목가구 디자인 세계를 조명해 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내년 [2005년] 1월2일까지 계속된다.

※ 이 글은 본래 『공간사랑』 지 2004년12월호 글로벌 디자인 뉴스 컬럼에 실렸던 글임을 밝혀둡니다.

영국 현대 미술 컬렉터 찰스 사치 회화로 관심 전향

THE TRIUMPH OF PAINTING
21세기, 찰스 사치 왜 회화로 관심을 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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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사우스뱅크에 있던 사치 갤러리 건물 전경 (2003-2005년) Photo courtesy: The Saatchi Gallery. [참고: 사치 갤러리는 2008년 10월에 King’s Road로 이전했다.]

현대 미술의 미래는 회화이다 – 영국 출신의 광고업계의 거물급 인사 겸 정열적인 현대미술 컬렉터로 유명한 찰스 사치(Charles Saatchi)가 런던 사우스뱅크 (South Bank)에 위치한 그의 갤러리 전시장을 전격적으로 개편한다.

일명 ‚영브리티시 아티스트YBA’라고 불리는 영국 출신의 신세대 미술가들을 발굴하여 일단의 미술 운동으로 끌어올린 현대미술계의 트렌드세터이기도 한 찰스 사치는 광고업에서 뿐만 아니라 90년대 이후로 서구 현대미술 시장과 취향 형성에까지 영향력을 끼친 현대 미술계의 권력가이다.

커다란 유리관 속에 포르말데하이드로 통조림된 반쪽 짜리 동물 시체를 작품화한 데미언 허스트 (Damien Hirst)의 『찬송 Hymn』을 비롯해서, 트레이시 에민 (Tracey Emin), 제니 사빌 (Jenny Saville), 사라 루카스 (Sarah Lucas), 제이크와 다이노스 챕먼 형제 (Jake and Dinos Chapman), 마크 퀸 (Marc Quinn), 크리스 오필리 (Chris Ofili)는 저마다 도발적이고 논쟁성 강한 이미저리와 개념성 때문에 화재와 논란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현대 미술계의 악동들로서 사치에게 발굴되면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미술계의 커리어 마차에 올라탄 YBA 즉, 영브리티시 아티스트들이다.

사치의 기발한 수완으로 이들 영브리티시 아티스트들은 1997년에 『센세이션 (Sensation)』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달고 런던, 뉴욕, 베를린에서 차례로 순회 전시를 하면서 현대 미술계의 중심부에 우뚝 자리잡았다. 그런가 하면 사치를 본보기로 삼아서 현대 미술 컬렉팅 활동에 뛰어든 갑부 사업가들과 투자가들이 전세계 여기저기에서 뒤따라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 사치에게 올 5월 말 청천벽력같은 사건이 벌어졌다. 100여점에 이르는 그의 현대 미술 소장품들 (주로 영브리티시 아티스트의 작품들)이 보관되어 있는 미술품 전문 창고인 모마트 (Momart)가 화재로 불타버린 것이다. 화재 사건이후 사치 컬렉션의 소실을 둘러싸고 마치 기다렸다는듯 일부 언론계에서는 비아냥과 조롱으로 환호했다. 그럴수록 사치에게는 데미언 허스트의 대형 조각상인 『자선 (Charity)』를 비롯해서 트레이시 에민의 30년간의 남성 편력사를 기록한 『텐트』,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애지중지하던 챕먼 형제의 『지옥 (Hell)』이 한낱 연기로 사라지고 난 후의 상실감이 컷다고 한다.

상실에 대한 상처를 뒤로 하고 사치는 제2의 영브리티시 아티스트 발굴을 겨냥, 브라이언 그리피스 (Brian Griffith), 틸로 바움가르튼 (Tilo Baumgarten), 사이먼 베드웰 (Simon Bedwell) 등을 포함한 『뉴 블러드 (New Blood)』 展을 올 여름 대중 관객에 공개했지만 안타깝게도 언론과 비평가들의 반응은 기대이하를 넘어서 부정적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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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키펜베르거 『파리스 바 베를린 (Paris Bar in Berlin)』 1993년 유화 작품. Photo courtesy: The Saatchi Gallery.

그래도 인생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했던가. 찰스 사치의 도전도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다가오는 2005년 새해부터 사치 갤러리는 설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컬렉션들로 갤러리 새단장을 하고 다시 문을 연다.

『회화의 승리 (The Triumph of Painting)』이라는 전시명으로 새롭게 공개를 앞두고 있는 사치 갤러리가 이번에 소개할 것들은 이미 현재 유럽에서 크게 주가를 올리고 있는 화가 5인의 작품들이다.

사치는 스코틀랜드의 피터 도익 (Peter Doig), 벨기에의 뤽 토이만 (Luc Tuymans), 남아공의 마를렌느 뒤마스 (Marlene Dumas), 독일의 외르크 이멘도르프 (Joerg Immendorf)와 마르틴 키펜베르거 (✝ Martin Kippenberger)는 현지점에서 유럽을 대변하는 핵심 5대 현대 화가라고 선언하고 그동안 사모아 두었던 그들의 작품들을 공개한다.

사치는 기존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대량 구입하여 작품의 투자가치를 높이는 스타 미술가 제조기로서의 본분을 포기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다이엘 리히터Daniel Richter, 세실리 브라운 Cecily Brown 같이 이제 막 ‚떠오르는’ 화가들의 그림들도 나란히 함께 전시될 예정이어서 미래 사치가 2005년 한해 동안 예의주시할 현대 회화의 향방을 점쳐볼 수 있는 잣대를 제시해 줄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지금까지 사치 갤러리를 빛내줬던 영브리티시 아티스트들의 대형설치물들은 2006년까지 창고 속에서 대기하고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런던 중심부와 런던 아이 London Eye 구역에서 가까이 위치해 있는 사치 갤러리는 옛 카운티홀 건물을 미술관으로 개조하여 2003년 봄에 개관했다. 런던의 문화와 오락의 중심지인 사우스뱅크에 자리하고 있으며 20세기초에 신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져서 높은 천정과 고급 목재 실내 장식이 특징적이다.

*이 글은 『NOBLESSE』 2004년 12월호에 실렸던 컬럼 기사의 원문을 다시 게재하는 것임을 밝혀 둡니다.

에즈라 스톨러가 보여주는 흑백의 건축 공간

에즈라 스톨러의 대표작인 이 작품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뉴욕의 명물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의 실내 천정을 촬영한 것. 1959년 작. Silver gelatin pring. Ezra Stoller © Esto.

에즈라 스톨러의 대표작인 이 작품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뉴욕의 명물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의 실내 천정을 촬영한 것. 1959년 작. Silver gelatin pring. Ezra Stoller © E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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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라 스톨러의 건축 사진

TWA 공항 터미널을 촬영한 사진작. 본래 아이들와일드 공항이라 불리던 곳으로서 현재는 K.F.케네디 공항으로 바뀌었다. 핀란드계 미국인 디자인 에에로 사아린넨 설계. 1962년 작. Ezra Stoller © Esto.

TWA 공항 터미널을 촬영한 사진작. 본래 아이들와일드 공항이라 불리던 곳으로서 현재는 J.F. 케네디 공항으로 바뀌었다. 핀란드계 미국인 디자인 에에로 사아린넨 설계. 1962년 작. Ezra Stoller © Esto.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이름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출간되어 온 여러 신문 및 대중 매체와 책을 통해서 작품을 알려온 사진 작가가 있다. 그의 이름은 에즈라 스톨러(Ezra Stoller). 1915년에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뉴욕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공부한 후 제2차 세계 대전 직전인 1938년 부터 본격적인 프리랜스 사진업으로 뛰어들어 직업적인 사진가 활동을 시작했다.

제2차 대전을 통해서 경제 대공황이라는 암울한 상황에서 다시금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미국에서 에즈라 스톨러는 사진업에 뛰어들자마자 건축과 디자인 사진 분야에 관한 한 독보적인 전문가로 인정받기 시작했으니 시운도 참 좋은 사람이었다.

1940년대 중반 이후 향후 2,30여 년 동안 에즈라 스톨러가 카메라로 포착하지 않은 미국의 주요 건축물은 거의 없다했을 만큼 그의 활동은 광범하고 두드러졌다. 과거 미국 『뉴욕 타임즈』 지의 건축 평론가 폴 골드버거(Paul Goldberger)가 „에즈라 스톨러 만큼 일반 대중들이 20세기 근대기 건축물을 보는 눈을 철저하게 길들였던 사진가는 전에 없었다“고 평가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른바 ‚아메리컨 드림’이 본격적으로 발아하는 가운데 미국이 풍요의 사회로 진입할 무렵이던 194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톨러는 디테일에 대한 세심한 고려할 줄 알고  건축가, 편집자, 사진 외뢰자가 의도한 비젼을 잘 체득하여 사진 속의 이미지로 전환하는 능력이 유난히 탁월했던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미스 반 데어 로헤와 필립 존슨의 공동 설계로 지어진 뉴욕 시그램 빌딩. 1958년 촬영. Ezra Stoller © Esto.

미스 반 데어 로헤와 필립 존슨의 공동 설계로 지어진 뉴욕 시그램 빌딩. 1958년 촬영. Ezra Stoller © Esto.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제일 위의 사진 이미지], 미스 반 데어 로헤(Mies van der Rohe),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 같은 거장 근대 건축가들은 자신들의 건축물 사진 촬영을 하는데 만큼은 에즈라 스톨러 만한 사람이 없다며 고집해 그를 사진가로 고용했다는 사실도 유명하다.

20세기 전반기 미국 대도시들에서 강하게 불어닥쳤던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서 스톨러는 흑백으로만 사진을 촬영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건물을 비롯해서, 시카고에 있는 에드가 카우프만의 개인 주택인 폭포수 위의 집 폴링 워터(Falling Water), 미스 반 데어 로헤와 필립 존슨이 공동 설계한 시그램 빌딩(Seagram Building), 에에로 사아린넨(Eero Saarinen)이 설계한 역작 뉴욕 TWA 공항 터미널, 폴 루돌프 (Paul Rudolf)가 지은 예일대학 미술건축대학, 그리고 루이스 칸(Louis Kahn)의 소오크 연구소(Salk Institute) 등은 하나같이 사진가 스톨러의 눈과 카메라를 통해서 포착된 20세기 전반기 아메리카의 상징적인 건축물들이다.

2004년 이이콘적 흑백 사진으로 20세기 건축물을 바라보는 근현대인들의 시야를 재정의해 준 사진가 스톨러의 타개를 기념하여 그의 건축 사진 세계를 한 눈에 경험할 수 있는 전시 『에즈라 스톨러』 회고전은 [2004년] 12월 19일까지 미국 윌리엄즈 대학 미술관 Williams College Museum of Art에서 계속된다.

* 이 글은 본래 LG 데코빌 사보 『공간사랑』지 2004년12월호에 실렸던 글을 다시 게재하는 것입니다.

 

편안함의 철학

세기 전환기 미국  미술과 공예  정신을 통해 본 실내 가구 디자인

BYRDCLIFFE – AMERICAN ARTS AND CRAFTS COL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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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나 워커 (Edna M. Walker, 미국, 1880–?)가 버드클리프 예술과 공예 공동체를 위해 디자인한 가정용 직물 보관함 (Linen press) 1904년 경, 뉴욕 산 참나무목, 튤립포플러목, 황동 소재, 55 x 41 x 18 3/4 in. (139.7 x 104.1 x 47.6 cm)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미술과 공예 운동 – 미술사와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과 이 분야 전문가라면 누구든지 알고 있는 이 예술 운동은 영국에서 19세기가 거의 저물기 즈음인 1880-1890년경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를 주축으로 하여 공예 예술을 당시 미술이 지니던 높은 예술적 완성도와 사회적 위치로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했던 일군의 공예가, 미술가, 건축가, 디자이너의 소규모 모임으로 시작해서 차후 영국 내에서는 물론 미국으로 전해진 예술 조합인들의 모임에서 처음 비롯되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부터 이어진 엄격하고 이성적인 성향의 고전주의 미술에 반발하여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감성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이 미술과 공예 운동에서 엿보이는 미학적 특징이다. 그래서 영국의 문필가 존 러스킨과 공예가 윌리엄 모리스가 위시해서 주도된 이 미술과 공예 운동은 보는이로 하여금 어딘가 시적이고 아련한 감성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 복잡한 장식성과 이국적인 패턴을 즐겨 사용한 작품들을 다수 제작한게 특징이다.

Byrdcliffe-White-Pines-porch19세기말 미국으로 이민간 영국인들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알려져 유행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미술과 공예 운동은 곧 버드클리프 (Byrdcliffe)로 불리는 한 작은 고을에서 일명 ‚미국 미술과 공예 운동 마을 (American Arts and Crafts Colony)’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곳 버드클리프는 오늘날 미국 동부에 있는 뉴욕 주의 도시 우드스톡 (Woodstock)의 옛 이름. 1902-3년에 영국의 미술과 공예 운동 정신을 비젼으로 삼아서 창설된 이 버드클리프 미술과 공예 마을은 미국의 세번째 대통령이던 토마스 제퍼슨에게 큰 사랑을 받은 실내 디자인 운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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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클리프 예술과 공예 공동체의 일원이던 줄마 스틸 (Zulma Steele)이 디자인한 백합꽃 의자 (“Lilu” Chair)는 1904년에 제작되었다. 크기: 37 3/4 x 18 x 16 in. (95.9 x 45.7 x 40.6 cm)

버드클리프 미술과 공예 운동을 통해 제작된 미국식 가구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편안함. 고전적인 유럽풍 가구 공예가이 안락감과 편안을 희생해 가며 부와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실내장식품을 디자인하고 사용했다라고 한다면, 미국식 가구 공예는 가족 중심의 사용자를 위해서 격식과 화려함 보다는 편안함과 휴식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는 점 때문이다.

예전 공방들과 당시 만들어진 각종 가구, 직물 용품, 금속 공예품, 도자기, 그림, 사진 등 20세기초 미국 가정에서 널리 사랑받았던 버드클리프 공예 마을은 지금도 뉴욕 우드스톡에 가면 예전의 공방 모습 그대로 유지하며 공예품을 생산하고 있다.

관심있거나 이곳의 공예품을 구입하고 싶은 고객들은 버드클리프 공예 마을로 문의하면 된다. 미국 밀워키 미술관 장식 미술 갤러리에서는 9월19일까지 버드클리프 공예 마을의 대표작들을 모은 실내 공예 전시를 계속한다.

* 이 글은 본래 『공간사랑』지 LG 데코빌 사보 2004년 10월호에 실렸던 글을 다시 게재하는 것임을 밝혀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