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우드햄의 본 저서는 일명 새로운 디자인사(New Design History)라고 일컬어지는 산업 디자인사 분야의 핵심 개론서다.
디자인사에서 미술사학자 니콜라우스 페브즈너 Nikolaus Pevsner가 그의 기념비적 저서인 <근대 디자인의 선구자들 Pioneers of the Modern Design>(본래 1936년 Pioneers of the Modern Movement라는 제목으로 초판 발행)이 18세기말 영국의 미술과 공예 운동을 서양 디자인 역사의 출발점으로 삼아 20세기 전반기 독일 바우하우스 운동까지를 서술했으나 서술 시각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양식적 변천사 위주라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 일리노이 공과 대학의 존 헤스켓 John Heskett 교수가 1990년 편찬한 <산업 디자인 Industrial Design>(Thames & Hudson 세계 미술 시리즈, 1990)은 제품, 브랜드 등을 포함한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일상 생활 용품으로서 디자인 제품/디자인이라는 시각으로 서술된 가장 보편적으로 읽히는 디자인사 개설서로 자리잡았다.
이에 우드햄의 본 저서 <20세기 디자인>은 디자인의 역사를 서술하기 위해서 디자인 발달전개 과정을 20세기 서구 유럽, 미국 및 아시아에서 본격화한 산업화, 경제 체제와 문화의 미국화 Americanization, 다국적 기업의 번창과 그에 따른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 팝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설명되는 후기 산업사회 문화, 소비주의 문화와 같은 보다 폭넓은 시각과 이슈의 측면에서 설명한다.
디자인 학계가 그의 디자인 역사학을 두고 새로운 디자인사(뉴 디자인 히스토리)라고 평가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특히, 지난 최근 몇 년 동안 유럽 디자인계과 문화 이론 Cultural Studies에서 디자인의 대중화 현상과 함께 자주 거론되어 오고 있는 ‚소비주의 consumerism’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유용한 기초를 제공해 준다.
« 조지 넬슨(George Nelson)이 디자인한 마시멜로 소파(Marshmellow) 80cm x 130 cm x 80 cm.
디자인사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명작으로 꼽히는 디자인 작품들은 미술관과 박물관에 소장된 대가들의 작품들이 아니라 맥도널드 로고, 코카콜라 병과 로고, 오늘날 일반화된 현대식 ‚프랑크푸르트식 주방’. 1950년대에 유행한 유선형 자동차 디자인 등 20세기 한 백년 동안 생산된 디자인 제품들은 그 시대 저마다의 독특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기술적, 미학적 환경이 표출된 복잡다단한 시각적 표현의 결과라고 저자 우드햄은 이 책을 통해서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디자인사에서 거장으로 평가되는 20세기 디자인 주요 인물들의 이름과 작품 세계도 잊지 않고 포함시킴으로 해서 기존 디자인사의 대맥을 인정한다.
본 저서는 디자인 역사를 한 눈에 조명해 볼 수 있는 개설서임과 동시에 시각 예술 바깥의 다양한 외부적 요인들을 디자인의 역사와 나란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문화 비평서로서 미술, 공예, 디자인 분야 대학의 필수 교재로서는 물론 시각 예술, 20세기 디자인, 대중 문화 이론 등에 관심있는 일반인 독자들과 연구가들에게도 매우 유용하고 유익한 정보원이 되어 줄 것으로 믿어진다.
저자 조나단 M.우드햄은 현재 영국 브라이튼 대학 University of Brighton 디자인학 교수이며 본 저서 이외에 <20세기 디자인 아이콘 Icons of Design : 20th Century>(1990), <주전자 감상하기 Kettle an Appreciation>(1998), <전후 영국에서의 디자인과 문화 정치 Design and Cultural Politics in Postwar Britain: The „Britain Can Make It“ Exhibition of 1946>(1997), <산업 디자이너와 대중 Industrial Design and the Public>(1983) 등이 있으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시점에서 디자인의 변천 발달을 분석하는 저서들을 주로 집필한다. 2002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ICSID 가 주관한 „어울림“ 서울 디자인 콩그레스에서도 강연한 바 있다.


